해리스 "우리가 이긴다"…바이든 "미국 영혼 위해 싸울 것"

바이든, 환호성 소리에 눈물 닦아
"정치 폭력 설자리 없다"며 트럼프 비난
해리스 "11월 하나로 뭉쳐 한 목소리로 외칠 것”
사진=EPA
미국 민주당이 19일(현지시간) 시카고에서 개최한 전당대회 첫날은 조 바이든 대통령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으로의 정치 세대교체를 보여준 자리였다. 이날 대선 후보 자리에서 전격 사퇴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연사로 나서 지지자들에게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부탁하는 동시에 사실상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마지막 순서로 무대에 오르자 행사장을 꽉 채운 대의원과 당원들은 ‘우리는 조를 사랑한다’는 팻말을 들고 일어나 “고마워요, 조”를 외쳤다. 바이든 대통령이 여러 번 감사하다고 말하고 연설을 시작하려고 했지만, 대의원들은 자리에 앉지 않고 4분 넘게 환호를 이어갔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을 무대로 소개한 딸 애슐리 바이든을 한참 껴안았으며 티슈를 꺼내 눈물을 닦았다.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취임식 당시) 내 뒤에는 불과 2주 전 폭도들에 짓밟힌 연방의회 의사당이 있었다”며 “미국에서 정치폭력이 설 자리는 없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동했던 2021년 1월의 의회 난입 사태를 비난한 말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나는 8월의 밤에 민주주의가 승리했다는 것을 보고하기 위해 여러분 앞에 섰다”며 “민주주의는 실현됐고, 이제 민주주의는 보존돼야 한다”며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승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금 우리의 결정에 따라 향후 수십 년 국가와 세계의 운명이 결정되는 역사적 변곡점에 직면했다”며 “우리는 미국의 영혼을 지키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보다 앞서 등장해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우리는 영원히 당신에게 감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어서 민주당이 결집해야 한다는 뜻을 강한 목소리로 전했다. 그는 “오늘 행사에서 우리나라의 위대함과 아름다움을 보게 된다”며 “우리는 미래의 구상을 공유하고 하나로 모였으며, 오는 11월 하나로 뭉쳐 한목소리로 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긍정과 희망, 믿음으로 나라에 대한 사랑에 의지해서 우리는 싸울 것”이라며 “우리는 싸워 이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맞섰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참석했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마지막 ‘유리천장’을 깨고 새로운 역사를 써야 한다”며 지지자들을 한껏 고무시켰다. 클린턴 전 장관은 또 “우리는 단지 대통령을 뽑기 위한 선거에 나선 것이 아니다”며 “우리는 나라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우리는 함께 가장 높고 가장 단단하며 가장 마지막인 천장에 균열을 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그 유리 천장의 반대편에서 카멀라 해리스가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선서에 나설 것”이라며 “지금은 우리가 일어설 때이며, 미래를 위해 돌파해 나갈 때다.
나아가 승리하자”고 강조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