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부부의 세계'보다 잘되고 싶어요"…'아없숲', 신드롬 이을까 [종합]
입력
수정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제작발표회'아무도 없는 숲속에서'가 베일을 벗었다.
2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 호텔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제작발표회에서 출연진과 제작진 모두 "기존의 드라마와는 다른 화법"이라며 "재밌게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자신감을 보여 호기심을 자극했다.'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한여름 찾아온 수상한 손님으로 인해, 평온한 일상이 무너지고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다. 배우 김윤석, 윤계상, 고민시, 이정은이 출연하고 '부부의 세계' 모완일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모 감독은 "처음에 이 이야기를 접했을 때 너무 독특해서 드라마로 나올 수 있을까 싶었는데,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더라"라며 "그래서 시작하게 된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중한 공간을 침범한 사람들이 자신의 방식으로 그걸 지키는 방식을 대면하는 드라마인데, 그 모습이 재밌고, 만드는 입장에서도 궁금했다. 그런 궁금함을 공유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김윤석은 17년 만에 드라마 출연에 "배우에게 대본은 러브레터"라며 "러브레터를 받고 응답을 하는 것"이라고 캐스팅 과정을 전했다. 그러면서 "예전에 KBS에서 '부활'이라는 작품을 했는데, 그때 모 감독님이 조연출을 해서 인연을 맺었다"며 "그때 멤버들이 좋아서 지금도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는데, 그 감독이 저에게 대본을 보냈다는 것에 믿음과 신뢰가 있었다"고 남다른 인연을 소개했다.또 "좋은 작품이 있다면 드라마도 하고 싶었다"며 "대본이 미리 나오지 않는 부분에 곤혹감을 느꼈던 부분이 있는데, 이젠 사전제작이 되다 보니 대본도 미리 받아볼 수 있고, 시리즈는 시대의 흐름이니 거부할 필요도 없는 거 같다"고 드라마 출연에 대한 의미를 전했다.
이어 "넷플릭스가 글로벌한 플랫폼인데, 언어를 뛰어넘어 저희의 표정과 감정, 연기로 다른 나라의 시청자들도 감동을 안겨드릴 수 있길 바라본다"고 포부를 드러냈다.윤계상도 "시나리오가 주는 기운이 좋았고, 감독님과 미팅하면서 대화를 나눌 때 '착하게 생겨서 캐스팅하려 한다'는 그 말이 너무 담백하고 저에게 와닿았다"며 "그 부분에서 믿음이 생겼다"고 전했다.고민시는 "오디션 같은 2번의 미팅 후에 선택받게 됐다"며 "처음 이 대본을 읽었을 때 활자를 보는 것만으로도 몸에 한기가 돌 정도로 집중할 수밖에 없는 흐름과 관계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배님들과 좋은 글, 감독님의 연출하는 작품에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저에겐 영광인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정은은 "작품을 끝낸 후 그냥 '좋은 작품 하고 싶다'고 하는데, 오래전부터 중년이 된 순경 역할을 하고 싶었다"며 "우연히 감독님이 제안하셨는데, 대본을 다 보지도 않고 '분량과 상관없이 하겠다'고 했다"고 캐스팅 비화를 소개했다.김윤석은 한순간의 선택으로 평온했던 일상을 위협받게 되는 펜션 주인 영하로 분했다. 영하는 직장에서 임원까지 승진했지만, 말기 암에 걸린 아내의 소원대로 서울을 떠나 펜션을 인수한 후, 아내와의 마지막 추억이 남은 그곳을 홀로 지키고 있다. 하지만 어느 여름날 미스터리한 한 여자 성아가 손님으로 다녀간 후, 고요하고 평화로웠던 일상이 송두리째 흔들리기 시작한다.윤계상이 연기하는 상준은 호수가 보이는 레이크뷰 모텔의 주인이다. 작은 공장을 운영하다가 전 재산을 털어 모텔을 시작한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가족과 모텔은 그의 모든 것이다. 하지만 비오는 어느 여름날, 한 손님을 우연히 받은 이후 벌어진 사건으로, 소중했던 모든 것을 잃게 될 위기에 처한다.
고민시가 맡은 성아는 그림을 그리는 여자다. 영하의 펜션에서 하루를 묵은 후, 아름다운 전경이 있는 펜션에 매료된 성아는 그곳을 떠나고도 왠지 모르게 자꾸 그곳이 떠올라 1년 뒤 다시 그곳을 찾는다. 그리고 그녀의 등장은 영하의 일상을 위협하며, 평화로웠던 그의 삶에 큰 파장을 일으킨다.
이정은은 강력반 에이스 출신 파출소장 보민 역에 캐스팅됐다. 보민은 집요하게 사건을 파고들고, 사건을 일종의 놀이처럼 생각하고 해결하는 남다른 술래 같은 감각을 가졌다. 딸과 함께 쉼이 필요해서 서울의 강력반을 떠나 파출소장에 지원했지만, 그곳에서 마주한 영하를 둘러싼 수상한 사건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김윤석은 캐스팅 공개 후 "불청객이 김윤석 아니냐"는 반응에 너털웃음을 보이며 "(영하는) 보통의 직장인"이라며 "공중도덕을 위반한 적도 없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르적으로 쫓는자, 쫓기는 자에 대해 하면 얘기가 쉬운데, 이 이야기는 그렇게 단조롭지 않다"며 "보통의 사람이 상식 안에서 어떻게 해결해나가는 것에 대해 공감대를 얻어내야 했다. 거기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고 설명했다.'불청객' 성아 역을 맡아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예고한 고민시는 "펜션에 이상할 정도로 집착한다"며 "극 후반부로 갈수록 어떤 행동을 하게 될 지 저 역시 촬영하면서 기대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말 어려웠다"며 "개인적으로 저에겐 최고 난도의 작품이었고, 그러다보니 스스로 의심하고, 고민하고, 생각하고 행동했다"고 말했다.
고민시는 또한 "선배님들과 함께 연기하는 순간들이 너무 좋았다"며 "존경했던 선배님들과 가까이서 교류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배움이자 자극이었다. 그런 순간들을 깊게 느끼면서 연기했다"고 촬영 기간을 돌아봤다.
더불어 "긴 얘기를 하지 않아도 선배들이 주시는 에너지에서 많은 걸 배웠다"며 "그래서 너무 행복했고, 촬영장에서 '이 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김윤석은 "남남케미를 계속하다 드물게 고민시 씨를 만났는데 전혀 행복하지 못했다"며 "저를 계속 괴롭혔다"고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작은 몸속에 어마어마한 다이너마이트가 있다"며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배우"라고 칭찬했다.
이어 "제 딸로 노윤서 배우가 나오는데, 시청자들이 보면서 '딸이 아빠를 안 닮았다'고 할까 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제 아내로 김성령 배우가 나온다"며 "내 딸은 엄마를 닮았다"고 자폭해 웃음을 자아냈다.
극 중 펜션 주인 영하를 위협하는 인물이 여성이 성아라는 점에서 두 사람의 갈등이 극의 관전포인트로 꼽힌다. 고민시는 "물리적인 위협보다는 예측할 수 없는 섬뜩함을 주려 했던 거 같다"고 전했고, 김윤석은 "영하는 모든 것을 펜션에 바친 인물"이라며 "남아있는 펜션이 그에겐 분신과 같은 곳이다. 그곳을 찾은 불청객이 등장하면서 '내가 본 게 사실인가, 환상인가' 생각하게 되는데 그 부분이 어떤 파장을 불러올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된다. 그래서 제압할 수 없고,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전했다.이들을 쫓는 형사 보민 역의 이정은은 "제가 형사 역을 맡은 적이 없어서 함께 연기하면서 많은 조언을 구했고, 도움을 받았다"면서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 작품 때문에 제가 점을 봤다"며 "잘된다고 하더라"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모 감독은 KBS 2TV '빅', '드림하이2', JTBC '미스티' 등을 통해 연출력을 인정받았고, '부부의 세계'로 2020년 제56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연출상을 받았다.
모 감독은 "떨면서 한 분 한 분에게 캐스팅 제안을 했다"며 "모두 캐스팅이 됐을 때 '나랑 (고)민시만 잘하면 되겠다' 했는데, 촬영 시작 후에 한 달도 안됐는데 민시도 장난이 아니더라. 그때부터 '나만 잘하면 되겠다' 싶어서 너무 고통스러웠다"고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네 배우들이 모두 최선을 다한다"며 "저 정도면 이제 편하게 해도 되지 않을까 싶은데, 다들 진심으로 연기하는 걸 보면서 많이 배웠다. 행복했다"고 덧붙였다.
또 "어느 순간 이분들이 자신들의 길을 가더라"라며 "대단하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배우들의 열연을 치켜세웠다.
또 "진심으로 '부부의 세계'보다 이 작품이 더 잘됐으면 좋겠는데, 이걸 TV에 틀 수도 없고,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건 없더라"라며 "다만 이 드라마를 보면서 사람들이 잠들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주신다면 감사하고, 조용하고 사운드를 키운 환경에서 봐주신다면 좀 더 많은 감정적인 보상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지지를 당부했다.한편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오는 23일 공개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