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두타고 EDM 음악까지…서울 한복판서 펼쳐지는 굿판 대결

서울 한복판에서 연달아 굿판 열려

작두 타고 음식 나눠먹는 전통적
굿 음악과 전자 음악 결합한 '현대판 굿'
산거리 금성당제보존회. 창무국제예술제 제공
쉽게 가시지 않는 더위를 쫓아낼 굿판이 서울 한복판에서 연달아 열린다. 영화에서만 보던 작두를 실제로 타며 전통 굿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공연뿐 아니라 전자음악과 굿 음악이 만난 현대판 굿도 열린다.

서울 필동 남산국악당에서는 <천신굿>이 열린다. 천신굿은 '재수굿'의 한 형태다. 재수굿은 중부지역에서 집안의 안녕과 재물복, 자손의 번영 등을 비는 굿이다. 서울 지역의 부유층이 행하던 재수굿을 '천신굿'이라고 불렀다. 무당과 단골 관계를 유지할 정도로 경제력 있는 집안에서 대개 2년에 한 번씩 열었다고 전해진다.
창무국제공연예술제 제공
이번 천신굿은 창무국제공연예술제 공연으로 준비됐다. 한국창작 무용의 선구자이자 창무예술원의 설립자인 안무가 김매자가 직접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이날 공연에서 실제 작두를 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공연이 끝나면 실제 옛날 굿판처럼 음식을 나눠 먹는 축제장도 열린다. 공연은 오는 26일 서울 필동 서울남산국악당에서 오후 3시 30분에 열린다.
천신굿이 우리 전통 굿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준다면 젊은 예술가들이 새롭게 창조한 굿판이 펼쳐진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군문열림>은 강권순 명창의 목소리가 밴드 '64ksana(육사크사나)'와 만난 '현대판 굿' 공연이다.

64ksana는 굿 음악을 전자음악의 한 장르인 '테크노'와 융합한 음악을 선보이는 3인 밴드다. 경상도와 영동지방에서 죽은 이의 영혼을 저승으로 이끄는 '오구굿'과 충남 예산 지역의 민요 '산염불' 등 민속 음악의 무속적 요소를 전자음악으로 선보이는 예술가들이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군문열림>에서는 국가무형문화재 여창가곡(제30호) 이수자인 강권순 명창과 합을 맞춘다. 전통적인 굿 음악이 잔잔하고 몽환적인 전자음악과 만나 제주굿의 자연적이고 토속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공연이다. 영상디자이너 고동욱이 이끄는 미디어아트 그룹 '이스트허그'가 연출한 미디어아트가 무대를 꾸민다. 공연 관람 시 제공되는 맥주와 함께 자유롭게 이동하며 굿 음악에 몸을 맡길 수 있다. 공연은 오는 23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열린다.

구교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