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中규제에 블록버스터 일감 따낸 에스티팜

길리어드의 '빅타비' 수주한 듯
저분자 CDMO 사업 확장 기회
동아쏘시오홀딩스의 글로벌 원료의약품 제조 계열사 에스티팜이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연매출 1조원이 넘는 블록버스터 신약의 원료의약품 공급사로 선정됐다. 시장에선 세계 1위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인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빅타비 공급 물량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에스티팜은 21일 “연간 수조원 이상의 글로벌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 신약의 원료의약품 공급사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한 글로벌 대형제약사는 중국에서 공급받던 물량을 최근 갑자기 에스티팜으로 거래처를 바꿨다. 미국의 대중국 바이오 규제인 ‘생물보안법’이 오는 9월 미 하원 전체회의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예상보다 빨리 조치를 취한 것이다.에스티팜은 “중국 대체 공급사로 선정돼 2025년 시생산 원료 공급을 시작한다”며 “생물보안법 시행으로 공급 물량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에스티팜은 어떤 원료의약품을, 어떤 규모로 공급하는지는 비밀 유지 계약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길리어드의 빅타비 공급 물량일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는 수십억원 수준의 매출 기여를 하겠지만 향후 수백억원대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길리어드는 연매출 36조1500억원에 이르는 대형 제약사로 빅타비 하나로 작년 15조7000억원을 벌었다. 에스티팜은 과거 길리어드의 세계 첫 C형간염치료제인 소발디용 물량을 납품한 바 있다. 이번에 중국에 빼앗긴 거래처를 되찾은 것이다. 에스티팜은 “기존 주력사업인 올리고핵산 위탁개발생산(CDMO)사업과 함께 이번 기회에 저분자 CDMO 분야에서도 재도약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