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제대로 아시나요? 오해로 덮혀있는 경의의 땅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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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갈등? 원래 동유럽은 다양성이 꽃 피웠던 곳
제이콥 미카노프스키 지음
허승철 옮김/책과함께
500쪽|3만3000원
![Getty Images Bank](https://img.hankyung.com/photo/202408/01.37765354.1.jpg)
미국에서 동유럽 역사를 가르치는 교수가 받은 질문이라고 한다. 폴란드 부모를 둔 미국 프리랜서 언론인 제이콥 미카노프스키가 <굿바이, 동유럽>을 쓴 건, 이렇게 동유럽에 대한 사람들이 오해가 크기 때문이다. 동유럽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동유럽 대신 중유럽이란 말로 자신들을 소개한다. 동유럽하면 가난, 폭력, 민족 갈등 등 부정적인 꼬리표가 달리는 탓이다. 서유럽에 비해 열등한 지역이란 인식이 크다. 저자는 “동유럽에도 독자적인 것이 있었다”고 말한다. 가장 확실한 특징은 다양성이었다. 언어와 민족, 종교의 다양성이다. 20여 개 나라가 복잡한 경계를 이루며 혼재한 동유럽은 역사적으로 합스부르크제국·독일제국·러시아제국·오스만제국에 속했고, 종교적으로는 가톨릭·개신교·정교회·유대교·이슬람을 믿었다. 인종과 문화, 종교가 뒤섞였고, 덕분에 다양한 문화가 꽃피웠다.
서유럽에서 박해받은 유대인들도 자연스레 이곳으로 모여들었다. 오늘날 살아있는 유대인의 80%가량은 이 지역에 뿌리를 두고 있다. 저자는 “동유럽의 모든 공동체는 혼합되지 않을 수 없고 ‘순수’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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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