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옷 판다고?"…북한에 소문 파다하더니 결국
입력
수정
"'한국산 옷' 판다" 파다한 소문에최근 북한 당국이 '한국산 옷'을 판매하고 있다는 소문이 돈 한 상점에 대한 불시 검열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노골적인 '남한 지우기'가 더욱 심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北 당국 '불시 검열'…'남한 지우기' 계속
22일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는 양강도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16일 혜산시 안전부 안전원들이 외화상점을 불시에 들이쳐 문을 닫아걸고 몇 시간 동안 상점 안의 물건들을 검열하는 일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이번 검열은 외화상점에서 괴뢰한국 의류가 판매되고 있다는 소문이 안전원들에게 통보되면서 이뤄진 것"이라고 덧붙였다.한국산 제품을 단속하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단속 수위는 예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화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그런데도 한국산 제품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많아 단속을 피할 수 있는 방법으로 암암리에 상품을 들여오고 있다고 한다.
이 매체는 "외화상점 판매원들은 중국 업자들을 거쳐 가슴띠(브래지어) 등 속옷부터 겉옷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한국산 의류를 구하고, 상표와 태그를 중국 것으로 바꿔 중국산으로 보이게끔 처리한 뒤 세관을 통해 수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검열에서 북한 당국은 상점에 진열된 의류가 한국산이라는 증거는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당국은 '우리식(북한식)'에 맞지 않는 제품이라고 지적하면서 1000위안의 뇌물을 받아갔다고 한다.한편 전날 이 매체는 2024 파리올림픽에서 남한 선수들과 '셀카'를 찍은 북한 선수들이 현재 평양에서 사상 검열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탁구 혼합 복식에서 동메달을 딴 임종훈, 신유빈 선수와 함께 시상대에 올랐던 은메달리스트 북한 리정식, 김금용 선수에 대한 '부정 평가'가 담긴 보고서가 당에 제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보고서에는 "제1적대국으로 규정한 한국 선수들이 바로 옆에 있는데 '히죽히죽' 웃음 띤 모습을 보였다"는 비판이 담겼다고 한다. 이들의 행동은 북한에서 처벌 대상이 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밖에도 북한은 김정은 집권 이후 최근 몇 년 새 반동사상문화배격법과 평양문화어보호법 등을 제정하면서 주민들이 남한 문화를 접촉하는 것을 강하게 단속하고 있다. 휴대전화 주소록에 'OO아빠' '오빠' 'OO님' 'OO쌤' 같은 호칭으로 상대방을 저장하거나, '~해요' '빨리 와' 같은 어투를 사용하면 '남한 말투'라며 단속 당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