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체 보상금 상한도 꽉 찼다"...한화오션, 강화도함에 '골머리'




KDDX(한국형 차기 구축함)에 국내에서, MRO(유지·보수·정비)에 해외에서 갈 길 바쁜 한화오션의 특수선 사업이 발목이 잡혔습니다.바로 해난 사건, 사고 발생 시 잠수함과 승조원을 구조하는 차기 잠수함 구조함 ‘강화도함’이 한화오션에 족쇄가 된 것입니다.

한화오션은 지체 보상금 한도가 꽉 찼을 정도로 강화도함의 납기 지연이 장기화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바로 확인하시죠.

네. 방산인사이드 배창학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배 기자, 한화오션의 강화도함 납기 지연 사태가 1년 가까이 벌어지고 있는데,수차례 연기됐던 납기일이 오리무중이 되었다면서요?



한화오션의 전신인 대우조선해양이 2018년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수주한 차기 잠수함 구조함 '강화도함'의 최초 납기일은 2022년 12월 15일이었습니다.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의 경영 정상화, 한화의 인수 등으로 납기일이 총 다섯 차례 연기됐습니다.

한화오션과 해군은 협의 끝에 강화도함의 최종 납기일을 지난해(2023년) 9월로 정했습니다.

연장에 연장을 거듭했지만, 1년 가까이 납기가 지연되면서 군 전력화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최근에는 납기일이 미정으로 정정되면서, 한화오션이 강화도함을 언제 해군에 인도할 지는 깜깜무소식이 되었습니다.

한화오션은 방위사업법에 따라 지체 일수에 상응하는 보상금을 지불해야 합니다.

지체 보상금 상한도는 계약금의 10%로 4,435억 원 규모의 강화도함의 보상금 한도는 440억 원가량입니다.

보상금은 함정이 해군에 인도 될 때 정해지기 때문에 정확하지 않지만 강화도함의 경우 일찌감치 한도가 꽉 찼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한화오션은 전신 대우조선해양 시절 국내 첫 잠수함 구조함 청해진함을 해군에 인도했고, 해군은 청해진함을 20년 가까이 운용하고 있는데요.

청해진함과 달리 또 다른 잠수함 구조함인 강화도함의 납기 지연 사태가 벌어진 이유가 있습니까?



잠수함 구조함에 탑재되는 심해 구조 잠수정(DSRV, Deep-Submergence Rescue Vehicle)이 해군의 시험 평가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심해 구조 잠수정은 침몰한 잠수함과 승조원을 구조하기 위해 바다 깊숙이 잠수하여 작전과 임무를 수행하는 배입니다.

심해 구조정은 고수압을 견딜 수 있도록 특수 설계되어야 하는데, 관련 기술을 연구 개발한 업체의 수는 전 세계에서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한화오션은 영국 기업에 구조정의 건조를 발주했습니다.

해당 기업이 강화도함의 전작인 청해진함용 구조정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청해진함용 구조정과 달리 강화도함용 구조정의 성능이 해군이 요구하는 몇몇 기준에 못 미치고 있는 것입니다.

강화도함이 청해진함 대비 톤 수가 1.5배 가까이 늘면서 구조함뿐 아니라 구조정 요구 기준이 까다로워졌습니다.

특히 구조함에 실린 구조정이 출항하고, 귀환할 때 쓰이는 진수와 회수 즉 진·회수가 외부(A-Frame) 대신 내부(Center-Well)에서 하는 방식으로 고차원화되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군은 파고가 높은 악천후를 뚫고 작업을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진·회수 역량을 중시하고 있습니다.

종합하면 강화도함의 납기 지연 사태는 오롯이 한화오션의 잘못은 아니지만 사업을 수주한 주관사기 때문에 서둘러 엉킨 실타래를 풀어야 하는 것입니다.

한화오션은 "강화도함의 납기 지연으로 해군 전력화에 차질이 생기게 되어 유감스럽다"며 "하루빨리 승조원의 안전을 보장하는 완벽한 품질의 함정을 해군에 인도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가타부타를 떠나 조선사 간 경쟁력을 판가름하는 주 요인이 납기 준수입니다.

강화도함 납기 지연 사태의 불똥이 곳곳으로 튈 수 있을 텐데,

방책이 있을까요?



구조함과 구조정의 성능을 개량해서 해군의 시험 평가를 통과하는 것이 유일한 방도입니다.

해군은 "규정과 절차에 따라 시험 평가를 하고 있다"며 "시험 평가에 통화해야 함정을 인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화오션은 "시험 평가를 통과하기 위해 영국 업체와 긴밀하게 소통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한화오션은 전신 대우조선해양 시절 수상함 구조함 통영함의 납기 지연으로 고초를 겪은 적 있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10여 년 전 1,590억 원 규모의 수상함 구조함 통영함 건조 사업을 수주했습니다.

하지만 함정 무기체계들의 사양이 기준에 미달하면서 납기일 기준 400여 일이 지나서야 함정을 해군에 인도했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방위사업청과의 법정 다툼 끝에 수백억 원의 지체 보상금을 지불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회사 간판까지 바뀌었지만 납기 지연이 여전히 골치를 썩이고 있습니다.

돌아온 조선업 슈퍼사이클에 일감이 쏟아지며 한화오션 거제 사업장에는 도크와 사람이 부족할 정도인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노조는 파업을 외치고 있습니다.

이에 한화오션은 지난달 HMM에 인도해야 했던 컨테이너선의 납기일을 지키지 못하면서 특수선뿐 아니라 상선까지 지체 보상금을 내게 생겼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한화오션이 납기 지연의 고리를 끊지 못하면 신뢰도 타격으로 향후 사업 수주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연내 공모될 7조 8천억 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등 초대형 사업 입찰을 위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습니다.



방산인사이드 배창학 기자였습니다.
배창학기자 baechangha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