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암 母 위해 글 쓰던 '문학영재' 정여민 '반전 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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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말기암인 엄마와 생활하며 쓴 글로 화제를 모았던 '문학영재' 정여민 군이 근황을 공개했다.
정여민은 2016년 13세 때 SBS '영재발굴단'에서 8000:1의 경쟁률을 뚫고 전국글짓기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문학영재로 소개됐다.엄마가 암 선고를 받은 순간부터 시골에 자리를 잡고 주변 사람들과 정을 쌓아가는 과정을 글로 표현한 '마음의 온도는 몇 도일까요'는 많은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던 바다.
이후 별다른 소식이 전해지지 않아 많은 이들이 정여민의 근황을 궁금해 했다. 과거 방송 출연 영상이 재조명되며 근황을 알고 싶다는 네티즌들도 다수 나타났다.
가수 박재정 역시 지난해 8월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정여민을 언급하며 "글이 엄청나게 예술적이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그런 시들을 쓴 거다. 특정 경험이 많아야만 글을 잘 쓰는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나이랑 상관없이 본인 삶 속에서 표현해야 할 얘기들을 잘 해내는 것이 부럽다. 정여민 군의 근황이 궁금해 검색도 해봤다"고 말했던 바다.정여민은 최근 유튜브 채널 '우와한 비디오'에 출연했다. 2003년생인 그는 어엿한 청년이 되어 있었다. "현재 22살"이라고 운을 뗀 그는 "방송 이후 8, 9년 만인 것 같다. 그때가 첫 촬영이었어서 쉽게 안 잊혀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를 떠올리며 "낯을 진짜 많이 가리는 편이다. 지금도 가리고 있는데 그때는 많이 심했어서 말을 거의 못 했던 것 같다"고 전하기도 했다.
정여민은 최근 군 복무를 마치고 전역했다고 한다. 그는 "근황을 알려달라는 댓글이 되게 많더라. 최근까지 군대에 있었는데 부모님께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연락 온 적이 있다더라. 듣고 '저를 왜'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 즐겨보는 프로그램이라 신기했다"고 했다.현재 정여민은 모델의 꿈을 품고 상경해 한 달째 아카데미를 다니고 있었다. 그는 "글은 일단 취미로 하고 있다"면서 "고등학생 때부터 모델을 하고 싶었어서 전역하고 본격적으로 해보자고 생각했다. 생각한 것보다 더 어렵더라. 걸음마부터 떼는 수준"이라며 수줍게 웃었다.
부모님의 반대도 있었다고. 정여민은 "부모님도 그렇고 친척분들도 걱정을 되게 많이 하셨다. 모델 자체가 힘든 길이다 보니까 다른 길 알아보라는 얘기도 많이 했는데 진짜 하고 싶었던 거였다"고 힘주어 말했다.서울에서 지내며 산골에서의 생활이 그립다고도 했다. 정여민은 "산골에서는 그냥 글 쓰고 아무 생각없이 평화롭게 살았던 것 같은데 서울에 올라오니 좋긴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미래에 대한 걱정이 된다"고 털어놨다. 이어 "집 생각은 한 번씩 날 때가 있다. 가끔은 그냥 집으로 가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후 정여민의 아버지, 어머니도 시골에서 건강하게 지내고 있는 모습이 공개됐다. 과거 방송에서 암 투병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던 정여민의 모친은 "중간 중간 고비를 많이 넘겼다. 몸무게가 38kg까지 내려가서 앉았다가 일어나질 못하겠더라. 병원에서 하는 표준 치료는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 주어진 시간이 얼마인지 모르지만 매일 운동하고 식이 관리하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들이 모델 꿈을 꾸는 것에 대해서는 "너무 놀랐다"고 했다. 그는 "이건 아니다, 아닌 것 같다면서 정말 많이 말렸다. 제가 기억하는 어렸을 때 여민이는 사진이 찍히려고 하면 손으로 가릴 정도였다. 또 글 쓰는 거나 책을 좋아해서 하고 싶은 일도 그 일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다. 그런데 여민이 아빠가 '요즘은 꿈이 없는 사람들이 많다더라. 여민이는 꿈이 있지 않냐. 그게 아니면 멈추면 되지, 미리 막지는 말자'고 말하더라. 그 말에 공감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정여민의 아버지는 "정말 자기가 하고 싶은 게 글인지는 난 모르겠더라. 또 다른 게 있을 수 있겠다 싶었다. 방송에 나가고 난 뒤에 다른 분들 연락을 차단했던 게 자기가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한 거다. 자율적으로 자기가 정말 얻을 수 있는 것을 찾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이들은 "여민이가 사람이든 돈이든 시간이든 책임을 질 수 있는 어른으로서 서울에서 생활했으면 좋겠다. 그 길이 여민이한테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그러면서 "여민이를 시인으로만 생각하지 마시고 무언가를 새롭게 도전하려고 하는 사람으로, 여러가지를 해보려고 하는 사람으로 인정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정여민은 2016년 13세 때 SBS '영재발굴단'에서 8000:1의 경쟁률을 뚫고 전국글짓기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문학영재로 소개됐다.엄마가 암 선고를 받은 순간부터 시골에 자리를 잡고 주변 사람들과 정을 쌓아가는 과정을 글로 표현한 '마음의 온도는 몇 도일까요'는 많은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던 바다.
이후 별다른 소식이 전해지지 않아 많은 이들이 정여민의 근황을 궁금해 했다. 과거 방송 출연 영상이 재조명되며 근황을 알고 싶다는 네티즌들도 다수 나타났다.
가수 박재정 역시 지난해 8월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정여민을 언급하며 "글이 엄청나게 예술적이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그런 시들을 쓴 거다. 특정 경험이 많아야만 글을 잘 쓰는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나이랑 상관없이 본인 삶 속에서 표현해야 할 얘기들을 잘 해내는 것이 부럽다. 정여민 군의 근황이 궁금해 검색도 해봤다"고 말했던 바다.정여민은 최근 유튜브 채널 '우와한 비디오'에 출연했다. 2003년생인 그는 어엿한 청년이 되어 있었다. "현재 22살"이라고 운을 뗀 그는 "방송 이후 8, 9년 만인 것 같다. 그때가 첫 촬영이었어서 쉽게 안 잊혀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를 떠올리며 "낯을 진짜 많이 가리는 편이다. 지금도 가리고 있는데 그때는 많이 심했어서 말을 거의 못 했던 것 같다"고 전하기도 했다.
정여민은 최근 군 복무를 마치고 전역했다고 한다. 그는 "근황을 알려달라는 댓글이 되게 많더라. 최근까지 군대에 있었는데 부모님께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연락 온 적이 있다더라. 듣고 '저를 왜'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 즐겨보는 프로그램이라 신기했다"고 했다.현재 정여민은 모델의 꿈을 품고 상경해 한 달째 아카데미를 다니고 있었다. 그는 "글은 일단 취미로 하고 있다"면서 "고등학생 때부터 모델을 하고 싶었어서 전역하고 본격적으로 해보자고 생각했다. 생각한 것보다 더 어렵더라. 걸음마부터 떼는 수준"이라며 수줍게 웃었다.
부모님의 반대도 있었다고. 정여민은 "부모님도 그렇고 친척분들도 걱정을 되게 많이 하셨다. 모델 자체가 힘든 길이다 보니까 다른 길 알아보라는 얘기도 많이 했는데 진짜 하고 싶었던 거였다"고 힘주어 말했다.서울에서 지내며 산골에서의 생활이 그립다고도 했다. 정여민은 "산골에서는 그냥 글 쓰고 아무 생각없이 평화롭게 살았던 것 같은데 서울에 올라오니 좋긴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미래에 대한 걱정이 된다"고 털어놨다. 이어 "집 생각은 한 번씩 날 때가 있다. 가끔은 그냥 집으로 가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후 정여민의 아버지, 어머니도 시골에서 건강하게 지내고 있는 모습이 공개됐다. 과거 방송에서 암 투병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던 정여민의 모친은 "중간 중간 고비를 많이 넘겼다. 몸무게가 38kg까지 내려가서 앉았다가 일어나질 못하겠더라. 병원에서 하는 표준 치료는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 주어진 시간이 얼마인지 모르지만 매일 운동하고 식이 관리하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들이 모델 꿈을 꾸는 것에 대해서는 "너무 놀랐다"고 했다. 그는 "이건 아니다, 아닌 것 같다면서 정말 많이 말렸다. 제가 기억하는 어렸을 때 여민이는 사진이 찍히려고 하면 손으로 가릴 정도였다. 또 글 쓰는 거나 책을 좋아해서 하고 싶은 일도 그 일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다. 그런데 여민이 아빠가 '요즘은 꿈이 없는 사람들이 많다더라. 여민이는 꿈이 있지 않냐. 그게 아니면 멈추면 되지, 미리 막지는 말자'고 말하더라. 그 말에 공감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정여민의 아버지는 "정말 자기가 하고 싶은 게 글인지는 난 모르겠더라. 또 다른 게 있을 수 있겠다 싶었다. 방송에 나가고 난 뒤에 다른 분들 연락을 차단했던 게 자기가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한 거다. 자율적으로 자기가 정말 얻을 수 있는 것을 찾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이들은 "여민이가 사람이든 돈이든 시간이든 책임을 질 수 있는 어른으로서 서울에서 생활했으면 좋겠다. 그 길이 여민이한테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그러면서 "여민이를 시인으로만 생각하지 마시고 무언가를 새롭게 도전하려고 하는 사람으로, 여러가지를 해보려고 하는 사람으로 인정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