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달러화 가치·국채금리 연중 최저 기록

금리인하 기대 '弱달러 베팅'

연말까지 유동성 공급 확대 예상
시장선 '연착륙 시나리오' 무게

채권·증시 이례적 동반 강세
일각선 "인플레 고개 들 수도"
미국 달러화 가치와 국채 금리가 나란히 연중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미 중앙은행(Fed)이 오는 9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어서다.

2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외환시장에서 유로화와 엔화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 장중 최저점보다 0.36포인트 낮은 101.04로 마감해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달러인덱스는 이날 한때 100.92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작년 7월 후 최고인 유로당 1.117달러까지 상승(달러 가치 약세)했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1월 6일 후 처음으로 장중 한때 145엔을 밑도는 등 하락세(엔화 가치 강세)를 나타냈다. 같은 날 미국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 만기 금리는 연 3.776%를 기록하며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마감했다.달러화 약세와 미 국채 금리 하락은 미국 고용시장 지표가 대폭 하향 조정된 여파로 분석된다. 이날 미 노동부는 연간(작년 4월~올해 3월)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 수가 당초 발표보다 27.6% 적은 월평균 17만8000개에 그쳤다고 정정했다.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이 크다는 내용이 담긴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까지 공개되자 채권·외환시장에선 장기 채권 매입 수요와 달러화 매도세가 몰렸다. 제이미 콕스 해리스파이낸셜그룹 이사는 “FOMC 의사록은 금리 인하와 관련한 모든 의구심을 제거했다”고 말했다.

뉴욕 주식시장이 강보합세로 마감한 가운데 채권 가격이 상승(채권 금리 하락)한 데 대해 투자자들은 이른바 ‘연착륙 시나리오’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경기 침체나 유동성 불안 때문에 채권 매수세가 몰렸다기보다는 채권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차익을 노린 투자 수요가 몰려드는 움직임이다.다만 일각에서는 미국 경기 과열과 인플레이션 우려도 여전히 제기된다. 헤지펀드 언리미티드의 밥 엘리엇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채권 금리가 급락한 것과 관련해 “주식시장은 100년 만에 가장 큰 기술주 호황을 예상하는데, 채권시장은 경제 재앙을 예견하는 것 같다”며 “채권 트레이더들이 Fed의 공격적인 금리 인하에 너무 성급하게 베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