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놀랍네요" 직원들도 깜짝…'오픈런 필수' 유모차 정체

"부모들 오픈런" 200만원 유모차
韓서 '한정판' 첫 공개한 이유

부가부, '론칭 25주년 기념' 팝업스토어
수석 디자이너 방한해 한국시장 '정조준'
240만원짜리 한정판 유모차 국내 첫 선
"오는 2035년 전 제품 '탄소제로' 목표"
서울 종로구 효자동에서 열린 ‘부가부 25주년 팝업’에 전시된 한정판 유모차. 사진=김세린 기자
200만원 넘는 고가 유모차를 판매하는 ‘부가부’는 맘카페의 단골 소재다. 부가부는 1999년 출시된 네덜란드 프리미엄 유모차 브랜드로 국내에서도 부모들의 꾸준한 관심을 받으며 입지를 넓혀갔다. “베이비페어가 열리면 부가부 유모차를 사러 부모들이 오픈런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부가부는 세계 최초로 국내에 한정판 신제품을 선보이는 등 본격 한국 시장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오프닝 스피치를 하고 있는 아르나우트 다익스트라-헬링하 부가부 수석디자이너. 사진=김세린 기자
한국 시장 내 부가부 인기는 본사 직원들도 놀라웠다는 후문. 부가부는 오는 23~24일 서울 종로구 효자동 소재 한 건물에서 ‘부가부 25주년 팝업’ 행사를 열고 국내 소비자 접점 확대에 나섰다. 행사에 참석한 아르나우트 다익스트라-헬링하 부가부 수석디자이너(사진)는 22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부가부가 유심히 보고 있는 시장으로 앞으로도 크게 ‘붐업(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특히 이날 팝업스토에선 다음달 26일 출시 예정인 한정판 유모차 ‘부가부 폭스 5 느와르’ 컬렉션이 전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이 제품은 기존 부가부 폭스 시리즈의 상품성을 개선해 선보인 모델이다. 바이오플라스틱과 리사이클드페브릭 등 지속가능한 소재를 사용한 것이 특징. 기존 라인보다 가격은 40만~50만원 비싼 240만~250만원에 책정될 예정이다.

아르나우트 수석디자이너는 “미국·유럽 소비자와 달리 한국 고객들은 품질이나 브랜드 네임벨류(가치)를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특히 한국 소비자들은 사후서비스(A/S)도 중요하게 여기는데 고가라도 지갑을 열 가치가 있어 부가부 브랜드 자체를 좋게 판단해주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이어 “한국 소비자들의 니즈를 겨냥하기 위해 회사에선 가볍고 컴팩트한 사이즈의 유모차를 더 개발 및 투자하려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종로구 효자동 소재의 한 건물에 마련된 ‘부가부 25주년 팝업’ 공간 내부. 사진=부가부 제공
실제 부가부에 따르면 유럽이나 서부권에서는 디럭스 크기 유모차를 선호하는 반면 한국에선 절충형 컴팩트 사이즈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지난 2월 부가부가 전국 매장에서 진행한 ‘베이비페어’에서 매출을 견인한 주요 제품도 절충형 유모차 모델들이었다. 특히 드래곤플라이(토프 컬렉션)는 베이비페어 기간 프리오더를 진행한 결과 나흘 만에 약 2000대가 팔렸다. 해당 제품의 국내 판매가는 130만원대다. 한국 채널 내 입점 제안도 더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부가부는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국내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늘었다. 올해 상반기 라이브 방송 매출은 3배 가까이 올랐다. 지난 4월 부가부는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운영하는 키즈 브랜드 '무신사 키즈'에 입점해 관심을 받기도 했다.
지속가능한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밝힌 부가부. 오는 2035년까지 '탄소제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사진=김세린 기자
부가부는 앞으로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젊은 부모들의 소비 철학과 부합한 제품 생산을 이어갈 계획이다. 아르나우트 수석디자이너는 “부가부는 미래를 생각하면서 디자인한다. 아이들이 자라날 세상을 위해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제품 디자인 및 생산을 하고 있다”며 “오는 2035년까지 제품을 만들 때 배출하는 탄소를 '제로'(0)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푸시 투 제로'(Push to Zero) 캠페인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저출생에도 부가부 같은 국내 프리미엄 유아용품 시장은 커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유아용품 시장 자체는 쪼그라들고 있으나 집마다 아이 한 명을 위해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VIB’ (Very Important Baby) 소비는 늘어난 영향이다. 고가 유아용품 매출이 오히려 탄력을 받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조사를 보면 유아 명품 관련 시장은 매년 20~30%가량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유아용품 업계 관계자는 “저출생 시대를 맞아 한국 부모들은 자식에게 투자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며 “제품이 곧 아이가 직접 쓰고 입는 것들과 직결되다 보니 고가 프리미엄 유아용품을 찾는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