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늘고 '빅컷' 임박…의료 AI株, 신바람

루닛·뷰노 등 주가 상승세
해외 진출로 실적 성장 가속
금리 인하·정책 수혜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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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인공지능(AI) 관련주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AI 기반 의료 솔루션이 의료 현장에 확산하면서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해외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AI 기반 진단보조 솔루션 기업 루닛의 주가는 지난 17일부터 23일까지 5거래일간 23.20% 뛰었다. 동종기업 뷰노는 같은 기간 14.85% 상승했다. 셀바스AI, 딥노이드, 코어라인소프트는 이 기간 각각 4.04%, 3.72%, 2.96% 올랐다.이들 기업은 AI 기술로 의료 영상이나 사진을 분석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특정 질병·질환의 막대한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환자의 사진·영상에서 정상 범위를 벗어나는 점을 찾아내거나 환자의 병리학적 반응을 예측해 의료진의 판단을 보조하는 식이다. 이를 통하면 의료진이 환자의 질환을 과거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제약사는 환자의 약제 반응에 대한 예측도를 끌어올려 신약 개발 과정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증권가는 의료 AI 기업들이 올해부터 본격적인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보고 있다. 각 사가 제공하는 기술이 실증 테스트와 규제 샌드박스 등을 거쳐 국내 병원, 제약사에 도입되고 있어서다. 루닛의 지난 2분기 매출은 122억원, 뷰노는 64억원이었다. 두 기업 모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0% 이상 증가했다. 딥노이드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40% 급증한 39억원이었다.올 들어 의료 AI 기업들의 미국 진출도 잇따르고 있다. 미국은 세계 최대 의료 AI 시장으로 꼽힌다. 코어라인소프트의 관상동맥석회화 AI 진단 솔루션은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루닛은 5월 미국 유방촬영술 시장의 42%를 점유한 유방암 AI 검진 기업 볼파라헬스테크놀로지 인수를 완료했다. 뷰노는 지난달 미국에 AI 기반 뇌 정량화 의료기기 ‘딥브레인’을 출시했다.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이들 기업의 주가를 떠받치고 있다. 의료 AI는 데이터와 인력 확보, 기술 투자가 성패를 가른다. 시장이 초기 단계라 거액의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와중에도 대규모 투자를 꾸준히 집행해야 한다. 금리가 내리면 자금 조달이 용이해져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할 수 있다.

정부도 의료 AI 관련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 20일 범정부 AI 신약 개발 사업인 ‘K멜로디 프로젝트’ 착수보고회가 열렸다. 이 프로젝트는 기업·기관의 데이터를 한데 모은 뒤 AI를 활용해 신약 개발 속도를 높이는 게 목표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