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시 '돌연 퇴짜'…수도권 전력망 비상

동서울변전소 증설 허가 안해
용인반도체단지도 타격 우려
경기 하남시가 동해안과 수도권을 잇는 전력망의 핵심 시설인 동서울변전소의 옥내화·증설 사업을 뒤늦게 불허하면서 수도권 전력 공급에 차질이 예상된다. 한국전력은 행정소송 등 가능한 모든 절차를 검토해 사업을 정상화하겠다고 반발했다.

한전은 “하남시가 지난 21일 동서울변전소 옥내화·증설 사업을 불허해 수도권 전력 공급에 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는 데 대해 우려를 표한다”고 23일 밝혔다.동서울변전소는 동해안 지역에서 생산한 전력을 수도권으로 보내기 위한 동해안~수도권 초고압직류송전(HVDC) 선로의 종착지다. 정부와 한전은 수도권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해 2023년부터 4조원 이상을 들여 총길이 280㎞의 송전선로 건설을 추진해 왔다.

하남시는 한전과 변전소 옥내화 및 증설 사업을 협의하고 지난해 10월 24일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하지만 주민들의 반대가 거세지자 이날 돌연 한전과의 MOU를 해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동서울변전소 증설 사업은 최소 1년 반 이상 늦어지게 됐다. 서울 시민들과 수도권 반도체 클러스터 등에 대한 전력 공급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슬기/오유림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