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이 '물류파업 지뢰밭'…美 공급망 위기

캐나다 철도·인도 항만 파업에
홍해서 후티 반군 위협도 계속

캐나다 양대 철도회사의 운행이 중단되며 공급망 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미 물류의 주요 거점을 연결하는 캐나다 철도가 막히면 화물이 미국 항구로 몰리면서 과부하가 걸려 혼란이 빚어질 수 있어서다.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상선 공격이 계속되는 가운데 인도 항만 노동자도 파업을 예고해 크리스마스 성수기를 앞둔 글로벌 물류가 ‘자연재해적 위협’에 맞닥뜨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철도회사 캐나다내셔널(CN)과 캐나다퍼시픽캔자스시티(CPKC)는 이날 각각 성명을 내고 북미 운수 노조 팀스터스와의 단체협상이 결렬돼 직장 폐쇄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팀스터스 소속 조합원 약 9000명을 업무에서 배제하는 것이다. 팀스터스 산하 캐나다철도콘퍼런스도 72시간 파업을 예고하며 맞섰다. 캐나다 정부는 곧장 중재에 나서 파업 중지를 이끌어냈지만 열차 운행은 재개되지 않고 있다.

두 회사가 운영하는 철도망은 캐나다 전체 철도망의 약 80%를 차지한다. FT는 “농업, 건설, 육류 가공, 자동차 제조를 포함해 여러 산업이 캐나다에서 미국과 멕시코로 이어지는 이 철도망에 의존한다”고 전했다. 무디스는 이번 운행 중단 사태로 캐나다에서 하루 2억5100만달러(약 3361억원) 이상 손실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 주요 항구 물동량이 급증하는 가운데 캐나다의 물류 차질까지 빚어지며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로스앤젤레스(LA)와 롱비치 등 미국 서부 주요 항구는 동부 항구를 우회하는 화물까지 더해져 포화상태다. 미국 동부 항만 노동자를 대표하는 국제항만노동자협회는 해운사들의 항만 자동화에 반발하며 사측 연합인 미국해양협회와 임금협상을 중단하고 파업할 채비를 하고 있다. 영국 해운 컨설팅 업체 MDS트랜스모달에 따르면 지난 1~20일 미국 서부 항만에 도착한 컨테이너선은 전월 동기 대비 7% 증가한 반면 동부 해안에 입항한 선박은 4% 감소했다. 여기에 미국 행정부의 대중 무역 제재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 기업이 상품 수입량을 확대해 부담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향해 후티 반군의 위협이 계속되자 해운사들은 여전히 수에즈운하 대신 아프리카로 우회하고 있다. 인도 항만 노동자는 오는 28일부터 무기한 전국 파업을 계획한다고 이달 초 밝혔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