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실적 발표에 쏠린 눈…코스피 탄력받을까 [주간전망]

28일 엔비디아 실적 발표
잭슨홀서 '비둘기 파월'도 긍정적
NH "코스피 2650~2770선"
직전 거래일인 2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코스피지수는 지난주 각종 대형 재료를 앞두고 '제자리걸음' 수준의 움직임을 보였다. 이번 주(8월 26~30일)에는 증시에 미칠 대형 이벤트가 줄을 잇는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잭슨홀 미팅에서 '9월 금리 인하'를 시사한 가운데 오는 28일에는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이 발표된다.

증권가는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가 AI 투자 정점론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잠재울지 여부를 결정하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봤다. 이는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와 전력기계 업종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25일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 예상 흐름 범위를 2650~2770선으로 전망했다. 직전 거래일인 23일 코스피 종가는 2701.69다. 하방보다는 상방이 더 열려있다고 본 것이다.

경기 침체를 반영하면서 급락한 증시가 저점을 찍고 완반한 상승세를 탔단 분석이다. 특히 미국 '9월 금리 인하' 기대감이 이런 흐름을 이끌어가고 있다. 지난 21일 공개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여러 위원들이 '9월 통화정책 완화'를 강력하게 지지했고 일부 위원들은 '7월 즉시 금리 인하' 의향을 전했다. 이에 금융시장은 오는 9월 금리 인하가 확실시됐다고 해석했다.

23일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인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비둘기파(통화정책 완화 선호)적 발언을 쏟아낸 파월 의장도 이번주 증시 흐름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9월 금리 인하 신호를 확실시했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이날 "정책을 조정할 시간이 도래했다"며 "우리의 여정은 방향이 명확하다"고 밝혔다. 다만 앞선 7월 FOMC 의사록에서 투자자들이 9월 금리인하 신호를 강하게 읽은 만큼, 증권가는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이번 주에는 엔비디아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시장은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대하고 있다. 8월 하락장의 주된 요인 중 하나가 'AI 수익성 창출 여부'였던 만큼 시장 참여자들의 시선은 28일에 집중됐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등 빅테크 업체들이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밝힌 'AI 인프라 지출 확대' 계획이 엔비디아의 향후 가이던스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반영될지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실적이 시장의 기대를 두루 충족한다면 AI 분야의 주식시장 주도력이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면서도 "실적이 좋다고 하더라도 AI 분야 전반에 대한 강한 확신을 주기는 부족한 수준이라면, 단기 트레이딩 관점에서는 IT 분야를 대체하는 대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 경제의 완만한 둔화와 Fed의 금리 인하에 대한 투자자의 컨센서스가 모였다"며 "남은 불확실성 요인들은 AI 투자와 미국 대선이다. 이들 변수가 테크주의 주도력이 얼마나 빨리 회복되는지, 미국 신정부 정책 수혜주 트레이딩이 언제쯤 시작되는지를 판가름할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8~9월 중요 재료들을 소화하기 전까지 확실해 보이는 변수는 금리 인하뿐"이라며 "할인율 부담이 완화할 경우 긍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성장주(헬스케어·2차전지)에 대한 단기 매매를 해볼 법하다"고 권했다. 이들 주식은 투자신탁과 외국인 보유 비중이 적은 업종인 만큼 수급상으로도 매력적이란 분석이다.이번주 국내외 주요 일정으로는 미국 7월 신규주택판매(23일), 미국 7월 내구재 수주(26일), 미국 8월 콘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27일), 미국 2분기 GDP(29일), 한국 7월 산업활동동향(30일), 유로존 8월 소비자물가(30일), 미국 7월 PCE 물가(30일), 미국 8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30일), 중국 8월 국가통계국 PMI(31일) 등이 예정돼 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