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기' 수익률 봤더니…IT·소비재·유틸리티 강했다
입력
수정
지면A17
4년간 IT 수익률 125% 후끈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집권기인 2017~2020년에는 정보기술(IT), 경기 관련 소비재, 유틸리티, 헬스케어 업종의 수익률이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로 인한 친환경 에너지 활황으로 전통 에너지 섹터는 오히려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헬스케어는 54.8% 올라
에너지는 ESG 바람에 -54%
"트럼프 2기, 정책 밀어붙일 것"
25일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트럼프 1기’ 섹터별 수익률은 IT 125.5%, 경기소비재 79%, 유틸리티 73.7%, 헬스케어 54.8% 등이었다. 빅테크의 성장으로 IT 종목 주가가 상승한 데다 경기가 호조를 보이면서 자동차, 여행, 쇼핑 등 경기소비재 관련 업종의 수익률이 높았던 것으로 풀이된다.통념을 뒤집는 것은 트럼프 1기 4년간 에너지 섹터 수익률이 -54%로 매우 저조했다는 점이다. 당시는 전 세계적으로 ESG 열풍이 일면서 친환경 에너지가 대세라는 인식이 팽배하던 시기다. 게다가 금리 인상이 아직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저금리 시대여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친환경 에너지 산업이 날개를 달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더라도 금리 인하 정도에 따라 친환경 에너지가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전쟁과 고물가가 이어지던 조 바이든 행정부 시기가 에너지 섹터 수익률은 오히려 좋았다. 2021년부터 올해 8월 6일까지 106.3% 뛰었다.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석유 석탄 등 저렴한 연료 수요가 늘었지만 화석연료 배척 정책으로 공급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박세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본 집약적인 친환경 에너지 산업은 정책보다 금리 영향이 더 크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집권해도 금리가 인하되면 친환경 에너지 기업에 우호적 환경이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2기는 트럼프 1기와 다를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집권했지만 비주류에 속했던 1기와 달리 공화당을 장악하고 경험까지 갖춘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강하게 정책을 밀어붙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정책의 파급 효과를 쉽게 예단해선 안 될 것으로 본다”며 “법 개정 등을 거치지 않더라도 행정명령 등을 통해 강한 드라이브를 걸 수 있다”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