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노들섬에선 발레 '잠자는 숲속의 미녀'가 무료

엄격하고 진지한 실내 공연장 벗어나 가을 정취와 함께 정상급 예술의 세계로
10월 12~13일 발레 잠자는 숲속의 미녀
10월 19~20일 오페라 카르멘 공연
오는 10월 '한강노들섬클래식' 축제에 발레 '잠자는 숲속의 미녀(10월 12~13일)'와 오페라 '카르멘(10월 19~20일)'이 서울 한강 노들섬 야외 무대에 오른다.
서울 용산구와 동작구 사이, 한강대교가 가로지르는 곳에 위치한 '노들섬'은 도심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지만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던 땅이기도 하다. 서울문화재단은 역량을 집약해 노들섬을 '365일 예술이 살아 숨쉬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 대표적 결과물이 2022년부터 매해 열리고 있는 '한강노들섬클래식'축제다.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 연합뉴스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2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4 한강노들섬클래식 제작발표 간담회에서 "야외 클래식 공연으로 시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넓히는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이 행사의 취지는 진지하고 엄격한 분위기의 실내 공연장에서 벗어나 탁 트인 자연을 벗삼아 누구든 발레와 오페라를 경험해보자는 것이다.갑작스러운 우천을 맞딱뜨릴 수 있는 야외 공연장의 특성, 처음 발레와 오페라를 접하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 등을 고려해 각 작품마다 공연시간을 압축적으로 줄인게 특징이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원래 3막(4시간)이던 공연시간을 95분으로 오페라 '카르멘'역시 4막의 공연을 100분으로 줄였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에서 데지레 왕자 역을 맡은 이동탁은 "발레라는 어려워보이는 예술이 한강이라는 편안한 휴식공간을 만나면서 보다 시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문훈숙 단장도 "노들섬의 자연이 주는 신비로움과 LED 무대 장치가 더해져 잠자는 숲속의 미녀 배경의 궁전이 더욱 아름답게 표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레단은 지난해 이 행사를 통해 '백조의 호수'로 야외무대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바 있다.
오페라 '카르멘'의 무대를 준비중인 김숙영 연출가는 "야외 무대라서 생각되는 약점이란 것들을 오히려 강점으로 보이도록 무대를 연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돌출형 무대를 빙 둘러 앉아 연주를 하게 되는데, 무대 위 성악가들의 연기와 함께 더욱 극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르멘에서 돈 호세 역할을 맡은 테너 존 노는 "지난해 티켓팅에 실패했는데, 올해는 출연자로서 무대에 설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2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4 한강노들섬클래식' 제작발표회에서 김숙영 오페라 연출가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참석자는 김 연출가 오른쪽으로 김광현 지휘자, 정주연·존 노 성악가. 연합뉴스
올해 공연에서는 전년보다 객석을 200석 늘려 매공연마다 2000석의 자리가 준비됐다. 무료 공연이지만 사전 예매는 필수. 홈페이지 이용이 어려운 만 65세 이상 관객을 위해 객석의 10% 에 한해 '디지털 약자 사전 전화예약'을 진행한다.

이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