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금리 인하 예고에도 코스피 떨어졌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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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실적 발표 앞두고 투자 경계심리 유입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이 내달 미 기준금리 인하를 공식화했지만 코스피 지수가 오히려 하락했다. 직전 최고점 부근까지 상승한 미국 증시와 대조적이다. 28일(현지시간)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두고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 경계 심리가 짙어진 영향이다. 원·달러 환율이 빠르게 하락(원화 가치는 상승)하면서 환차익을 노리는 외국인 투자자도 늘었다. 엔비디아가 제시하는 3분기 실적 가이던스(전망치) 수준에 따라 국내 증시의 향방도 결정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원화 강세에 환차익 노린 외국인 매도세까지
○"엔비디아 실적이 분수령"
26일 코스피지수는 0.14% 하락한 2698.01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가 4689억원을 순매도하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코스닥 지수도 0.84% 하락한 766.79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S&P500 지수는 1.15% 상승한 5634.61로 직전 최고치(5669.9)에 근접한 것과 대조적이다.이날 파월 미 Fed 의장은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데이터에 따라 금리인하 시기와 규모를 조절할 수 있다”며 내달 ‘빅컷(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열어놨다.파월의 피벗(통화정책 전환) 선언에 환호한 미 증시와 달리 ‘잭슨홀 훈풍’이 국내 증시를 비켜간 이유는 인공지능(AI) 대장주인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외국인 매도세는 반도체 종목에 집중됐다. 삼성전자를 2860억원어치, SK하이닉스를 2070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은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지만 투자자의 관심은 2분기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상회 수준과 3분기 가이던스에 향해있다. ‘반도체 업황 고점론’이 끊이지 않고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하반기에도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을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외국계 증권사 모건스탠리는 지난 20일 반도체 기업의 실적 증가율이 올 3분기(21%)에 고점을 기록하고 하향세를 그릴 것으로 전망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엔비디아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만큼 기대에 충족하는 구체적인 실적치를 확인한 뒤 투자를 결정하겠다는 경계 심리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차익 노리는 외국인
최근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외국인이 환차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국내 주식을 매도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오후 3시30분 종가)은 전 거래일 대비 12원 하락한 달러당 1326원80전을 기록했다. 지난 3월21일(1322원40전) 이후 약 5개월 만에 가장 낮다. 외국인은 최근 원화 강세에도 현물을 제한적으로 매수했다.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350원 선을 이탈한 지난 19일 이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오히려 491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순매도는 상반기 외국인이 집중적으로 순매수해왔던 종목에 집중됐다. 이 기간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4440억원, 삼성전자를 4050억원, 한미반도체를 500억원어치 팔았다. 상반기 주가가 크게 오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640억원, 하나금융지주도 340억원, 코스맥스도 160억원어치 매도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2차전지나 인터넷 등 그간 소외돼왔던 업종을 집중적으로 매수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초 이후 외국인이 순매수해왔던 반도체와 상사, 기계, 건설, 화장품, 의류 업종 등을 대거 매도했다”며 “원화 강세 현상이 빠르게 전개되면서 환차익을 확정지으려는 욕구가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