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이송·재활 다 하는 로봇…의료대란 걱정 덜었다
입력
수정
지면A4
급팽창하는 의료용 시장고령화는 필연적으로 의료 수요를 키운다. 의사가 늘어나는 속도보다 환자가 증가하는 속도가 빠르면 ‘의료 대란’을 피할 수 없다. 해법은 하나다. 의사의 진료·수술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다.
사람의 '손떨림' 없는 수술로봇
성공률 높아 매년 1만여건 시행
의료용 로봇 시장이 급팽창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장조사업체 마케츠앤드마케츠에 따르면 세계 의료용 로봇 시장은 올해 160억달러(약 21조원)에서 2029년 338억달러(약 45조원)로 두 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의료 현장에서 로봇의 활용도는 이미 검증됐다. 수술용 로봇이 그렇다. 3차원(3D) 카메라로 신체 내부를 정밀하게 관찰할 수 있는 데다 치명적 실수로 이어지는 ‘손 떨림’ 위험도를 20분의 1로 줄여주는 기능 덕에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2005년 첫 도입 때 17건에 불과하던 국내 로봇 수술 건수는 매년 늘어나 1만여 건으로 불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수술용 로봇은 수술 성공률을 끌어올릴 뿐 아니라 의사 피로도도 대폭 낮춰 결과적으로 1인당 수술 건수 증가를 이끄는 데 한몫했다”고 말했다.
의료 서비스에 투입되는 로봇도 늘고 있다. 몸을 가누지 못하는 중증 환자를 손쉽게 옮길 수 있는 ‘환자 이송 로봇’이 대표적이다. 택배회사 물류창고에서 각종 상품을 옮길 때 쓰는 무인이동로봇(AGV)에 침대를 붙인 형태다. 일본 로봇업체 리프는 200㎏까지 옮기는 제품을 내놨고, 일본 ZMP는 자율주행 기능을 적용한 제품을 선보였다.
‘재활 로봇’의 쓰임새도 확대되고 있다. 고령층과 하반신 마비 환자, 소아마비 아동 등의 보행 재활에 쓰인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3월 자체 개발한 보행 보조 로봇을 공개했고, 삼성전자는 보행보조로봇 ‘봇핏’을 곧 출시할 계획이다. 스코틀랜드 해리엇와트대 로봇연구센터에선 뇌졸중 환자의 뇌파를 감지해 인지 장애 재활을 돕는 로봇을 지난달 개발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