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난자 유출된듯" 중국서 딸 꼭 닮은 소녀 발견한 엄마

사진 = 해당 보도 갈무리
시험관 시술로 얻은 딸과 너무나도 닮은 여아의 사진을 본 중국 여성이 "내 배아가 동의 없이 사용됐을 수 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일각에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역기능과 의료시스템에 대한 불신 등의 문제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현지시각)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상하이에 거주 중인 왕(Wang)씨 사연을 소개했다.지난 13일 상하이에 사는 왕모씨는 한 블로거가 기차역에서 길을 잃은 어린 소녀를 발견하고 그녀의 부모를 찾아달라는 온라인 동영상을 봤다. 왕씨의 친구가 "혹시 딸을 잃었냐?"며 동영상을 보내 줘 이 사실을 알게 된 것.

이 사진은 상하이의 지하철역에서 길잃은 아이의 부모를 찾기 위해 한 네티즌이 SNS에 올린 것이었다. 동영상에 나오는 미아는 자기 딸과 너무도 닮아 있었다. 왕씨는 "동영상에 나오는 소녀가 내 딸을 너무 닮았고, 표정조차 똑같았다"고 설명했다.

왕씨는 약 5년 전 아이를 시험관 아기 시술을 통해 출산했고, 두 번째 아이를 가질 가능성에 대비해 난자가 아직도 병원에 보관돼 있다는 사실을 상기했다. 그는 자기 난자가 오용됐을 수도 있다고 봤다.왕 씨는 동영상을 올린 블로거에게 DNA 검사를 위해 소녀의 가족에게 연락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왕 씨는 소녀의 가족에게 연락하기 위해 공개 동영상을 만들었다. 왕씨는 영상에서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이 가족을 찾고 싶다. 닮은 점이 우연한 일치라면, 둘이는 친구가 될 수도 있다. 나쁜 의도가 전혀 없으며 진실을 알고 싶을 뿐"이라고 강하게 호소했다.

이 사연이 SNS에서 화제가 되면서 길잃은 아이의 부모는 압박에 시달렸다. 결국 아이의 부모는 누명을 벗기 위해 딸의 출산 관련 의료기록 등을 모두 경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왕씨는 20일 동영상을 모두 삭제한 뒤 사과의 뜻을 전했다.

한편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중국에선 539개 의료기관이 인공수정과 체외수정 등 인간 보조생식기술을 승인받았다. 매년 30만명의 시험관아기가 태어나는데 이는 중국 전체 출생인구의 약 2%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