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100조 초대형 에너지기업 첫발…SK이노-E&S 합병 주총 통과

국민연금 반대에도 찬성률 85.75%로 압도적 통과…11월 1일 합병법인 출범
에너지 포트폴리오 경쟁력 강화…"합병 완료 후 다양한 주주친화책 실행"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안이 27일 압도적인 찬성으로 주주총회를 통과했다.이에 따라 오는 11월 매출 88조원, 자산 100조원 규모의 초대형 에너지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SK E&S와의 합병 계약 체결 승인 안건이 참석 주주 85.75%의 찬성률로 통과됐다고 밝혔다.

주총 출석률(의결권 위임 포함)은 62.76%다.SK E&S도 이날 주주총회를 열고 양사 합병안을 승인했다.

합병은 주총 특별결의 사항으로,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과 발행 주식 총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통과된다.
SK이노베이션의 지분율은 6월 말 기준 SK㈜ 36.2%, 국민연금 6.2% 등이다.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있다며 양사의 합병에 반대표를 던졌지만, 최대주주인 SK㈜를 비롯한 대다수 주주가 찬성하며 합병안이 통과됐다.

특히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와 글래스루이스가 합병안 찬성을 권고하며 외국인 주주의 95%가 이번 합병안에 찬성했다.

이날 임시주총에서 합병이 승인됨에 따라 합병 법인은 오는 11월 1일 공식 출범한다.이번 합병은 양사가 1999년 분리된 이후 25년 만의 재결합으로, 합병 SK이노베이션은 자산 기준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민간 에너지기업 중 1위로 도약하게 된다.

국영 에너지기업을 포함하면 아태 지역 9위다.

앞서 SK그룹은 사업 리밸런싱(구조조정) 차원에서 에너지 중간 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과 '알짜' 비상장사인 SK E&S의 합병을 추진해 왔다.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에너지 사업에서의 확고한 성장 기반을 만들어가기 위한 취지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지난달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양사 간 합병안을 의결했다.

최대 관심사였던 양사의 합병 비율은 1대 1.1917417로 정해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대한상의 제주포럼 기자간담회에서 "인공지능(AI)에 엄청난 에너지가 들어가는데 양쪽 에너지 회사가 힘을 합해서 설루션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며 "향후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전기를 설루션화하면 상당한 사업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며 합병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양사 합병은 사내 독립 기업(CIC) 형태로 추진된다.

합병 시너지를 구체화하기 위해 '통합 시너지 추진단'도 꾸렸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의 석유사업과 배터리사업에 더해 SK E&S의 액화천연가스(LNG), 재생에너지 사업 등이 결합돼 에너지 포트폴리오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요구에 대응한 에너지 설루션 패키지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합병으로 수익 안정성이 높아지고 재무 건전성이 강화되는 등 안정적인 재무·손익 구조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SK E&S는 해외 가스전 개발·생산부터 LNG 직도입, 발전사업에 이르는 LNG 가치사슬(밸류체인)의 차별적 경쟁력이 안정적인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하며 지난해 1조3천317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6천49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만 2030년 기준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2조2천억원 이상을 예상하고 있으며, 전체 EBITDA는 20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회사의 장기적인 안정과 성장의 토대가 될 이번 합병이 순조롭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할 예정"이라며 "더불어 합병 완료 이후 다양한 주주친화 정책을 적극 검토해 실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