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대기업 35%만 신입 채용…'컬처핏' 면접으로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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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크루트 '2024 하반기 채용 설명회']올해 국내 대기업 가운데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 계획을 확정한 곳은 10곳 가운데 3.5곳(35.0%)뿐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들은 채용규모도 한 자릿수(53.8%) 또는 두 자릿수(46.2%)만 뽑을 예정으로 소규모 채용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따라 내년 2월 졸업을 앞둔 대학 4학년 취업준비생들의 취업 길은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국내 기업 808곳 인사담당자 한 달간 설문조사
중견기업도 절반만 채용계획 확정
대기업 53%는 하반기 한자릿수 뽑을 것
자동차·유통·물류 업종 채용 늘어날 듯
"퇴사자 줄이려 면접때 컬처핏 확인"
HR테크기업 인크루트(대표 서미영)는 27일 오후 서울 숭실대 한경직기념관에서 채용설명회를 열고 '2024 하반기 채용 동향'을 발표했다. 발표에 나선 정화식 인크루트 마케팅그룹장은 올 하반기 기업들의 채용 특징으로 '수시채용·인턴십 확대·컬쳐핏(culture fit)'을 꼽았다. 그는 "과거 기업들이 직무중심으로 신입사원을 뽑았으나 최근에는 구직자의 성향과 기업의 조직문화 적합성을 보는 컬쳐핏이 채용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채용 전망 조사는 인크루트가 국내 기업 808곳(대기업 103곳, 중견기업 117곳, 중소기업 588곳)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7월 한달간(7월 8일~7월 31일) 이뤄졌다.
◆국내 대·중소기업 채용 모두 줄어들 듯
올해 국내의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의 대졸 신입사원 채용은 모두 좁은문이 될 전망이다. 지난달까지 신입사원 채용계획을 확정한 대기업은 최근 10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내 대기업 35%만 채용계획을 확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조사보다 무려 43.8%P 하락한 수치다. 그만큼 하반기 채용시장이 녹록치 않다는 뜻이다. 중견기업 중 채용 계획을 확정 지었다고 답한 곳은 50.4%로 절반의 기업이 채용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보다 4.0%P 감소한 수치다. 중소기업의 경우 47.4%가 채용 계획을 확정 지었다. 전년 대비 10.6%P 감소한 수치다.채용규모도 줄었다. 국내 대기업 가운데 100명 이상을 뽑는 기업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의 절반(53.8%)은 한 자릿수를 뽑겠다고 밝혔으며, 두 자릿수를 뽑겠다는 기업은 46.2%였다. 중견기업의 경우도 한 자릿수 채용(57.1%)과 두 자릿수 채용(40.5%)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중소기업은 한 자릿수를 뽑겠다는 기업이 무려 92.0%에 달했다. 채용방식에서도 인턴십을 통한 채용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인크루트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15.5%가 인턴채용을 선호했다. 이는 일정기간 직장내 경험을 통해 지원자의 성향과 회사의 조직문화 적합도를 평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다만, 기업의 22.6%은 여전히 정기공채를 통해 신입사원을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61.9%는 수시채용으로 신입직원을 뽑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종별 채용계획을 보면 지난해보다 채용규모를 늘리는 업종은 '자동차·부품, 유통·물류, 의류·신발, 예술·스포츠' 등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채용이 많았던 '여행·숙박·항공'업종은 올해는 채용규모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조사됐다.
◆채용 트렌드 '직무적합성→컬쳐핏'으로 변화
최근 기업들의 채용 트렌드는 '컬쳐핏'의 확인이다. 입사 후 1년이내 퇴사자가 늘면서 오랫동안 함께 일할 수 있는 직원을 뽑기를 원하는 기업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인크루트가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49%는 "채용시 컬쳐핏을 보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인사담당자의 90.9%는 "컬쳐핏이 직원의 퇴사율 감소에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그럼 어떻게 해야 지원자와 지원기업의 컬쳐핏이 일치하는지 알수 있을까?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조직문화를 알 수 있는 방법으로 △SNS채널 △기업 홈페이지 △채용공고 △채용설명회 등을 확인해 볼 것을 추천했다. 기업들은 지원자의 컬쳐핏을 면접(62.0%)을 통해 주로 검증한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면접위원으로는 주로 현업 리더(59.6%)가 참여하고 있다.
이번 채용설명회를 주관한 인크루트의 서미영 대표는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올해는 대기업의 채용 확정 계획이 중견기업, 중소기업에 비해 크게 줄었다”며 “대기업 입사를 희망하는 신입 구직자의 경우, 기업의 규모를 막론하고 경력을 먼저 쌓은 뒤 대기업의 문을 두드리는 것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기업들이 인턴십을 확대하고 있기에 인턴을 통해 입사 희망기업의 컬쳐핏을 미리 확인하는 것도 좋은 취업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3년부터 시작된 인크루트의 채용설명회는 올해로 22회째 열린 행사다. 코로나19기간 2년간은 오프라인 행사를 열지 못했다. 올해 행사는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됐다. 이날 채용설명회에 참가한 넥슨,포스코,CJ,GS,LG화학 등 5개 기업 인사담당자가 구직자들에게 채용정보를 전달했다. 한편 장범식 숭실대 총장은 인사말을 통해 "최종 마지막에 취업이 되는 곳이 여러분을 필요로 하는 곳"이라며 "수차례 취업에 실패하더라도 낙심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