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위에서 춤추고, 노래하고…신비로운 동화 '더 루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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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아이스쇼 '지쇼:더 루나'바다가 얼어붙어 스케이트를 탈 수 있을 정도로 추운 겨울이 되면 환상의 섬 '루나 아일랜드'는 딱 한 번 문을 열고, 지구상 유일하게 남아있는 생명의 나무 노르말리스를 위한 루나 페스티벌을 시작한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노르말리스의 비밀이 있었다. 노르말리스를 지키기 위해 윈터와 가람 등 친구들이 힘을 합치고, 이들의 고군분투가 시작된다. 뮤지컬 아이스쇼 '지쇼:더 루나'(이하 '더 루나')의 이야기다.
'더 루나'는 2022년 강릉 하키센터(1만3000여명), 2023년 서울 목동(2만3000명) 등에서의 공연에 이은 미디어아트 아이스쇼 '지쇼'의 세 번째 공연이다. 이번 공연은 대규모 미디어아트를 더한 특설 아이스링크 무대를 배경으로 뮤지컬과 아이스쇼의 매력들을 하나로 모은 모습으로 선보여졌다.신비로운 배경 속에 펼쳐지는 모험이 빛과 음악으로 그려지고, 국가대표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의 화려한 플레이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다. 여기에 뮤지컬 배우들의 탄탄한 하모니가 앙상블을 이룬다.
안소현과 임은수 등 전직 피겨스케이팅 선수 8명과 김준식과 김보근, 권민수, 곽영철 등 현역 뮤지컬 배우 8명이 빙판 위에서 선보이는 무대는 호기심과 우려를 동시에 자극한다. 스케이팅선수들은 제대로 노래를 부를 수 있을지, 뮤지컬 배우들은 빙판 위에서 완벽한 스케이팅을 보여줄 수 있을지 의구심을 자아낸 것.
하지만 공연 내내 배우들은 이질감 없이 노래 실력과 완성도 높은 스케이팅으로 몰입도 높은 공연을 선보였다. 공연이 끝난 후 누가 스케이팅 선수인지, 뮤지컬 배우인지 찾아보게 될 정도다. 선수 출신 배우들이 아닌 경우 점프 같은 고난도 기술은 없지만, 빠른 속도로 빙판 위 곳곳을 누비며 시원한 쾌감을 안겼고, 8명의 스케이터 역시 지난 4월부터 연기 연습과 보컬 트레이닝을 병행하며 작품을 준비했다는 후문이다.
공연 장소는 전용 아이스링크장은 아니지만, 빙질 역시 균일해 보였다. 제작사인 라이브아레나는 자체 특수 기술을 통해 잠실학생체육관 한가운데에 대형 빙판장을 만들어냈다. 전용 아이스링크에서도 얼음이 녹거나 파이면 점프나 스케이팅을 하는 중에 넘어지는 모습이 속출해 보는 사람마저 불안하게 하는데, 그런 아슬아슬한 상황도 발생하지 않았다.공연 전용 무대가 아니다 보니 다채로운 뮤지컬 넘버에도 불구하고 음향에 아쉬움이 남지만, 색다른 빙상 위 무대 세트와 조명, 영상 등 미디어아트로 이전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볼거리를 제공한다.한편 '더 루나'는 이달 31일까지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상연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