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어, 민희진 대표 해임…증권가 "제작·경영 분리 긍정적"

메리츠證 "하이브-민희진 주주간 계약 해지되면 리스크 해소될 것"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사진=뉴스1
그룹 뉴진스가 소속된 하이브 산하 레이블 어도어가 민희진 대표를 교체했다. 메리츠증권은 제작과 경영을 분리해 멀티레이블 시스템을 보완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소송을 거쳐 하이브와 민 전 대표 사이 주주간 계약이 해지되면 관련 리스크는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민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8일 보고서를 내고 이러한 의견을 밝혔다. 김 연구원은 "추가 소송에 따른 분쟁이 지속될 수 있어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어도어 내부 조직도 제작과 경영을 분리해 멀티레이블 시스템이 보완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했다.전날 어도어는 이사회를 열고, 김주영 어도어 사내이사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어도어는 "김 신임 대표이사는 다양한 업계에서 경험을 쌓은 인사관리(HR) 전문가로서 어도어의 조직 안정화와 내부 정비 역할을 맡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신임 대표는 하이브의 최고인사책임자(CHRO)다.

김 신임 대표는 지난 5월 하이브 추천으로 어도어 사내이사직을 맡아왔다. 어도어의 대주주 하이브는 당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에서 '경영권 탈취 의혹' 등을 들며 민 전 대표 해임을 추진했다. 하지만법원이 민 전 대표가 낸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이는 이뤄지지 않았다.

민 전 대표는 어도어 사내이사직을 그대로 유지한다. 뉴진스의 프로듀싱 업무도 계속 맡는다. 어도어는 "어도어 내부 조직도 제작과 경영을 분리하게 된다. 다른 모든 레이블에 일관되게 적용돼왔던 멀티레이블 운용 원칙이었으나, 그간 어도어만 예외적으로 대표(민 전 대표)가 제작과 경영을 모두 총괄해왔다"고 밝혔다.민 전 대표 측은 반발하고 있다. 이번 해임 결정은 주주간 계약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고, 법원의 결정을 무시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 이사회 안건이 '대표이사 변경'이라는 점도 지난 24일에서야 통지됐다고 지적했다.

앞서 하이브는 민 전 대표를 상대로 주주간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지난달 법원에 주주간 계약 해지 확인의 소를 제기한 상태다. 해당 계약에는 대표 임기 보장과 풋옵션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해당 주주간 계약이 해지되면서 민 전 대표의 대표직 유지 근거와 풋옵션 행사권이 사라지게 됐다. 민 전 대표의 풋옵션은 10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대해 김 연구원은 "소송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관건"이라며 "주주간 계약이 해지될 경우 연초부터 부각된 멀티레이블 시스템 관련 시장 피로도 및 리스크는 해소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