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히 전 세계 피아노 콩쿠르 석권한 선율과 묵묵히 도와준 '키다리 아저씨'
입력
수정
피아니스트 선율의 아름다운 예술 여정말수가 적은 아이였던 선율에게 자신을 표현하는 언어가 돼 준 건 ‘피아노’였다. 그의 능력을 일찍이 알아본 현대차 정몽구 재단은 2013년부터 지금까지 그의 예술 여정에 묵묵히 동참했다. 그래서일까 최근 선율은 많은 결실을 맺고 있다. 지난 7월 미국 3대 피아노 콩쿠르 중 하나인 지나 바카우어 콩쿠르에서 우승했단 낭보를 전했다. 이 대회뿐 아니라 그는 지난 몇년동안 국제무대에서 자신만의 이름을 지속적으로 알려왔다. 마리아 카날스 국제 콩쿠르 입상(2024), 윤이상 국제음악 콩쿠르 3위·비제우 국제 피아노 콩쿠르 2위(2023) 등 세계가 그를 주목하는 시기를 맞은 것이다.최근 한국에서 온드림 스테이지 공연에 참여 중인 선율을 이메일로 만났다. 온드림 스테이지는 예술의 저변을 확대한다는 취지로 현대차 정몽구 재단이 기획한 무료 공연이다. 무료 공연이지만, 정상급 아티스트들이 협연에 참여해왔다. 선율도 지난 21일 이 공연의 일환으로 전주 소리문화의 전당에서 공연했다. 현대차 정몽구재단의 장학생 출신인 그가 금의환향해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15번을 들려줬다. 선율은 이날 연주한 이 곡에 대해 “제게는 생소하고, 또 도전적인 곡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스탄불에서 올해 초 열렸던 콩쿠르를 준비하기 위해 모차르트의 음악을 집중적으로 탐구했는데, 이 시기에 모차르트의 매력에 푹 빠졌단 것. “경연 곡은 아니었지만 즐기고 싶게 마음에 든 곡은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15번이었다”며 “협연의 기회가 생겨 기쁘게 연주했다”고 말했다.
현대차 정몽구재단 2013년 장학생...佛유학
"키다리 아저씨 덕분에 파리로 떠났고, 다시 한국에 왔네요"
美3대 피아노 경연대회 지나 바카우어 콩쿠르 우승
정몽구재단은 지난 2013년 예원학교 재학 중이던 선율을 장학생을 선발했다. 그 덕분에 선율은 “프랑스 파리 에꼴 노르말 음악원에 진학해 더 넓은 세상을 만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재단의 도움으로) 어린시절부터 다양한 아티스트와 온드림 앙상블을 준비했고, 경험할 수 있었다”며 “한국에 돌아와 온드림 협연에 출연하게 돼 더 특별한 기분”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정몽구 재단은 중·고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재능있는 문화예술 인재들을 선발해 학비를 전액 부담하는 것은 물론, 해외 진출 장학금, 국제 콩쿠르 장학금, 글로벌 우수 장학금 등 다방면의 경제적 지원을 해왔다. 아티스트의 역량 강화를 위한 성장 프로그램을 제공해, 이들이 적기에 기회를 잡도록 돕는다. 재단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2011년부터 지원해온 문화예술 장학생은 2700명에 달한다. 지원금액은 113억원 가량이다.선율은 에밀 길렐스와 자신이 사사한 올리비에 갸르동을 가장 존경하는 피아니스트로 손꼽았다. 그는 "그들의 음악을 듣자면 마치 내가 그 음악의 주인공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그 분들은 다양한 캐릭터와 감정을 음악속에서 묘사하고 나타내는 능력이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음달 6일 선율은 서울 예술의전당 인춘아트홀에서 진행되는 ‘온드림 아티스트’공연의 연주도 앞두고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드뷔시의 프렐류드, 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 소나타 8번 B플랫 장조 Op.84를 들려준다. 선율은 지나 바카우어 콩쿠르 우승으로 주어진 특전으로 미국 내 독주회와 협연도 연말까지 이어간다. 선율은 “제 음악을 듣는 분들께서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서로 공유하는 날이 온다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