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채권' 미워도 다시 한 번 [양현주의 슈퍼리치 레시피]

※ ‘양현주의 슈퍼리치 레시피’는 양현주 한국경제신문 기자가 매주 목요일 한경닷컴 사이트에 게재하는 ‘회원 전용’ 재테크 전문 콘텐츠입니다. 한경닷컴 회원으로 가입하시면 더 많은 콘텐츠를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 중요한 초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최근 '브라질 국채'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지고 있습니다"김시욱 NH투자증권 프리미어 블루 강남센터 이사는 지난 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만기까지 매년 11%가량의 이자를 받을 수 있고 금리 인하가 본격화되면 매매차익까지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매력적"이라며 브라질 국채 분할 매수를 권했다. 실제 김 이사가 몸담은 NH투자증권 프리미어 블루센터 강남센터의 추천 포트폴리오를 보면 브라질 국채가 20%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월지급식 ELS 23231호(15%), 현대차 우선주(10%), 맥쿼리인프라(10%)가 뒤를 이었다. 김 이사는 삼성 어드바이저 강남FP센터 팀장 출신으로 23년째 고액 자산가 등 투자자의 자산관리를 해온 전문가(PB)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김 이사는 브라질채권이 높은 현금흐름과 세금 혜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정보업체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브라질 국채 10년물 금리는 11.386%를 기록하고 있다. 매년 받을 수 있는 이자가 11%를 넘는다는 의미다. 2억원을 투자하면 매년 이자만 2200만원 수준이다. 10년 만기라면 이자만 더해도 원금을 웃돈다. 같은 날 미국과 한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각각 3.841%, 2.950%에 그친다. 더욱이 브라질채권은 1991년 한국과 브라질 양 국가가 맺은 국제 조세협약에 따라 33년째 이자소득과 매매 차익이 비과세다.

다만 브라질 국채 투자를 할 땐 헤알화 환율 변동을 유의해야 한다. 브라질 통화인 헤알화 가치가 급락하면 이자 수익보다 환율에 따른 손실이 더 클 수 있기 때문이다. 2023년 헤알화 변동성이 크지 않아 투자자들이 많이 진입했지만, 올해 상반기 헤알화 가치가 다시 급락하며 큰 손실을 봤다. 실제 지난 1월 1일 1헤알당 266.48원이었던 환율은 지난 14일 247.70원까지 떨어졌다. 환율로만 7% 넘게 손실을 본 셈이다. 다만 김 이사는 "최근 헤알화 가치가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데다 지난 10년치와 비교해도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며 "언제가 매수 적기인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시금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더욱이 헤알화 추가 약세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이다. 급격한 금리 인하가 인플레이션 우려를 불러오며 헤알화 가치가 하락했지만 이후 브라질중앙은행(BCB)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어느 정도 불안감이 해소됐기 때문이다. 김 이사는 "9월 미국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하면 전 세계적으로 금리인하가 연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브라질의 경우 당장 올해 금리인하는 어렵겠지만 10.5% 수준인 금리가 내년 말엔 9%까지 인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율이 안정을 되찾으면 금리 인하 시 매매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현주 기자 hj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