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에 사는 사람'들을 이해해야 한다, 위험을 즐기는 사람을 [홍순철의 글로벌 북 트렌드]

[홍순철의 글로벌 북 트렌드]
“가장 큰 위험은 어떤 위험도 감수하지 않는 것”


‘신호와 소음’ 작가 네이트 실버 신작

포커 플레이어, 헤지펀드 매니저 등
기꺼이 위험 감수하는 사람들 이야기
이런 이들이 현대 사회 핵심 자리잡아
Getty Images Bank
불확실성 시대, 미래를 포착하는 ‘예측의 비밀’을 알려준 <신호와 소음>이란 책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네이트 실버(Nate Silver)의 신간 <위험을 감수하는 기술(On the Edge: The Art of Risking everything)>이 출간과 동시에 화제다. 각종 소음이 범람하는 가운데 어떤 것이 진짜로 유의미한 신호인지 분별하는 능력을 알려준 <신호와 소음>은 빅데이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소중한 통찰력을 제공했다.

그리고 8월 중순 영미권에서 출간된 신간은 불확실성 시대에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 가져올 이익에 대해 전한다. 책은 포커 플레이어, 헤지 펀드 매니저, 암호화폐 투자자, 우주비행사, 미술품 수집가 등 각종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들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지금껏 공개되지 않았던 흥미진진한 세계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그들이 어떻게 시장의 위험을 감수하는지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현대 사회의 다양한 불확실성을 헤쳐 나갈 수 있는 교훈을 선사한다. 네이트 실버는 미래 예측 전문가, 통계학자, 작가라는 일상적인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 실력 있는 ‘프로 포커 플레이어’이기도 하다. 그는 도박 게임과 그것을 즐기는 사람들의 심리를 자세히 들여다보며 위험에 대해 높은 내성을 가진 사람들을 분석한다. 보통 사람들은 위험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지만, 적절하고 분별력 있게 위험을 감수할 수 있다면 인생 전반에 있어 커다란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사실을 설득력 있게 증명해 낸다.

메타의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가 했던 “가장 큰 위험은 어떤 위험도 감수하지 않는 것”이라는 유명한 말이 비즈니스 세계에서뿐 아니라, 실제 우리의 삶에서도 어떻게 적용되는지 알려준다.
<위험을 감수하는 기술>은 포커와 카지노를 비롯한 도박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로 시작한다. 세계 최고의 포커 플레이어들과의 인터뷰, 상대의 허세를 알아차리는 방법, 카지노가 알고리즘을 이용해 승리를 조작하는 사례, 부정행위 스캔들, 스포츠 베팅 등, 마치 여러 편의 영화를 책 한 권에서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너무 많은 인물과 에피소드가 등장하면서 다소 산만하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지만, 책에 흥미가 가는 이유는 위험을 다루는 다양한 사례를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의 분석에 따르면, 다양한 종류의 ‘위험 게임 승자들’은 안전하게 플레이하지 않는다. 그들은 기존의 통념과 관습에 도전하고 자신만의 확실한 판단 근거로 베팅해 큰 수익을 만들어낸다. 그들은 맹목적으로 돌진하지 않고, 숫자, 트렌드, 데이터 및 복잡성에 대한 친화력을 갖고 있다. 자립심이 강하고, 분리적 사고에 능하며, 사업의 위험과 보상을 철저히 계산하고, 확실하다 싶으면 올인한다.

저자는 그들이 ‘강(The River)’이라는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으며, ‘마을(The Village)’에 사는 사람들과 다른 사고방식으로 살고 있다고 설명한다. 강에 사는 사람들에게 위험은 늘 존재한다. 그들은 위험 상황에 당황하지 않고 즐기는 법을 알고 있다. 반면, 마을에 사는 사람들은 지나치게 가부장적이고, 신경질적이며, 위험을 회피하는 경향이 강하다.

책은 우리 사회에서 막대한 부와 권력을 누리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강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강에 살며 위험을 즐기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아는 것이 오늘날 세계 경제를 이끄는 원동력을 이해하는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홍순철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