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판매社, 올 순이익 1000억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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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스토리한화생명이 3년 전 대형 보험사 가운데 처음으로 보험 판매 자회사를 설립했을 땐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국내 보험시장에서는 자사 보험상품 판매를 전담하는 전속 설계사 규모가 곧 시장 경쟁력을 가르는 주요 지표였기 때문이다. 타사 상품까지 판매하는 대리점(GA)을 자회사로 둘 이유가 없었다. 한화생명은 승부수를 던졌다. 판매 조직을 완전히 분리하면 경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데다 상품 개발에 집중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2021년 한화생명에서 물적분할해 출범한 배경이다.
판매·영업 자회사 분리해 성과
모회사는 보험상품 개발 집중
설계사 수 3년 만에 30% 증가
M&A로 몸집 키워…IPO 추진
29일 한화생명에 따르면 GA 자회사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올해 상반기 544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DB생명(685억원), 미래에셋생명(656억원), ABL생명(406억원) 등 국내 중형급 생명보험사의 순익을 넘보거나 이미 넘어섰을 정도다. 지난해 순이익 689억원을 기록하며 설립 후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1000억원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9627억원에 달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국내 보험 시장의 핵심 경쟁력인 설계사 규모도 꾸준히 늘고 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설계사 수는 지난 6월 기준 2만2900명이다. 회사 출범 초기(1만8500명)보다 30%가량 증가했다. 타사 상품을 취급하지만, 이 회사 매출에서 모회사인 한화생명 상품의 판매 비중은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GA에서 판매된 한화생명 보장성보험 초회보험료(가입자가 첫 달 납부한 보험료)는 1172억원으로 전년 동기(861억원) 대비 34.8% 늘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모회사는 상품 경쟁력을 높이고, GA 자회사는 영업활동에 집중하는 제판(제조+판매) 분리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최근 GA 최초로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으로부터 신용등급 ‘A+(안정적)’를 획득했다. 지난해 9월에는 한국투자금융지주가 1000억원의 투자를 결정하면서 한화생명에 이어 2대 주주에 올랐다. 업계에선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이르면 내년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한화생명은 인수합병(M&A)을 통해 공격적으로 GA 몸집을 키우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GA 업계 6위권인 피플라이프를 인수했다. 피플라이프는 올해 상반기 1866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63억원의 흑자를 냈다. 한화생명의 또 다른 GA 자회사인 한화라이프랩은 상반기 순이익 39억원(매출 755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생명 고위 관계자는 “현재 체제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면 추가적인 M&A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미현/서형교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