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DX 바람' 이끄는 약사 벤처

약 주문 돕는 바로팜, 150억 유치
필아이는 AI로 알약 개수 확인
사진과 기사는 무관. /사진=연합뉴스
동네 약국에 디지털전환(DX) 바람이 불고 있다. 약국 경영 플랫폼을 운영하는 바로팜은 150억원 규모의 프리IPO(상장 전 지분 투자) 투자를 유치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회사는 전국 약국의 80%를 이용자로 두고 있다. 현직 약사들이 창업했으며 누적 의약품 주문 금액만 3조원에 달한다. 의약품 주문 시간을 줄여주는 솔루션이 대표 상품이다.약국은 전문적인 성격이 큰 데다 병원, 건강보험공단, 제약사 등과 연결돼 있어 DX가 상대적으로 더딘 분야다. 재고 관리부터 약품 포장, 알약 개수 확인까지 모두 약사 손을 직접 거치는 게 보통이었다. 하지만 최근 약국 간 경쟁이 심화하고 젊은 약사들이 시장에 진입하면서 약국 경영과 의약품 관리에 기술이 빠르게 적용되고 있다. 약사들이 단순 주문·관리 업무 부담을 덜면 약 처방, 환자 복약 지도 등에 더 신경 쓸 수 있다는 게 관련 솔루션 회사들의 설명이다.

메딜리티가 운영하는 알약 카운팅 앱 필아이도 국내 약사 중 80%가 활용 중이다. 알약을 펼치고 사진을 찍으면 비전AI가 몇 개인지 세어준다. 알약 200정 기준 사람보다 20배 빠른 속도로 셀 수 있다. 정확도는 99.99%다. 매번 알약 개수를 하나하나 세는 게 불편했던 약사 출신 창업가가 앱을 개발했다.

의약품 거래 플랫폼 온라인팜은 약국 전용 키오스크를 선보였다. 처방전을 자동으로 인식하고, 약국 내 설치된 자동 조제기와도 호환시켰다. 참약사(약국 경영 플랫폼), 룩인사이트(의약품 재고 거래), 펫팜(동물약국 플랫폼) 등도 최근 이용자 수가 급증한 약국 관련 DX 서비스로 꼽힌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