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작 '블랙웰'에 발목잡힌 엔비디아

차세대 AI칩 3개월 출시 지연
호실적에도 '폭발 성장' 의구심
세계 1위 인공지능(AI) 가속기 업체 엔비디아의 매출 증가세가 두 분기 연속 둔화했다. ‘H100’ 등 주력 제품 판매가 늘었지만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가율은 1분기 262%에서 2분기 122%로 한풀 꺾였다.
차세대 AI 가속기 ‘블랙웰’을 들고 있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연합뉴스
내년 실적을 좌우할 차세대 AI 가속기 ‘블랙웰’ 시리즈는 공정 문제로 출시가 미뤄졌다. 시장에서는 “AI 가속기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지배력이 약해질 것”이라는 분석과 “엔비디아의 AI 패권은 흔들림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엔비디아는 28일(현지시간) 2025회계연도 2분기(2024년 5~7월)에 매출 300억4000만달러(약 40조1000억원)와 주당순이익 0.68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증권사 추정치 평균과 비교할 때 매출은 4.6%, 주당순이익은 6.2% 웃돌았다. 2분기 순이익은 165억99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8% 늘었다. 엔비디아가 제시한 3분기 매출 전망치(325억달러)도 시장 기대치(317억달러)보다 컸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설명회에서 “AI 가속기 수요는 여전히 강력하다”고 말했다.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실적 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6.89% 떨어졌다. 2분기 매출 증가율 감소로 ‘폭발적 성장’ 기대가 꺾인 영향이 크다. 전작보다 4배 이상 성능을 낸다는 블랙웰의 출시 시점이 올 4분기로 3개월 밀린 것도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날 엔비디아 실적 발표 후폭풍으로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주가 동반 하락했다.

황정수 기자/뉴욕=박신영 특파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