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투자 좀 하게"…애플도 돈다발 싸들고 찾아간 곳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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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애플·엔비디아 오픈AI 투자 논의"애플과 엔비디아가 오픈AI에 대한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오픈AI가 스라이브캐피털 등과 추진하는 자금 조달에 참여해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협상에 나섰다. 애플은 아이폰에 챗GPT를 탑재하기로 했고, 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 주자 엔비디아는 챗GPT와 같은 AI 플랫폼이 회사의 실적을 좌우하고 있다.
스타트업 투자 않는 애플 이례적 움직임
구글 제미나이, 메타 라마 협력 대신 챗GPT '올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과 엔비디아가 자신들의 AI 레이스 파트너와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각각 수십억달러의 투자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애플은 내달 출시하는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 16에 AI 기능을 탑재할 예정이다. 자사의 음성 비서 시리에 챗GPT를 통합해 이용자와 대화하며 질문에 답할 수 있는 AI 비서로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 6월 오픈AI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당시 구체적인 계약 조건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었다.
애플이 이번 자금조달에 참여하면 생성형 AI 모델인 '제미나이(Gemini)'를 선보인 구글이나 '라마(LLaMA)'를 만든 메타 등 다른 AI 기업들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오픈AI와 파트너십 관계를 체결한 데 이어 이사회의 옵서버(참관인)로도 참여하기로 했다가 미국과 유럽 경쟁 당국의 견제를 의식해 이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애플은 공급망 확보를 위해 제조 파트너에게 투자한 적은 있어도 스타트업에는 보통 투자하지 않았다"며 "이번 투자 움직임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애플은 2016년 중국판 우버인 스타트업 디디추싱에 대한 10억 달러 외에는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한 사례가 거의 없다. 2017년 스타트업에 간접적으로 투자하기 위해 일본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에 10억달러를 투자한 적은 있다. 전 세계 AI 칩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엔비디아는 오랫동안 오픈AI와 긴밀히 협력해 왔다. 엔비디아는 지난 2년간 인플렉션 AI와 데이타브릭스를 포함해 AI 신약 개발, 로봇 공학과 관련된 스타트업에 돈을 투자해 왔다.
오픈AI는 지난해 1월 MS가 100억달러를 투자한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외부 자금 조달을 추진 중이며, 이번 펀딩에서 기업 가치는 1000억달러 이상으로 평가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WSJ은 스라이브캐피털이 이번 펀딩에 약 10억 달러(약 1조3000억원)를 투자하고, 오픈AI의 기존 최대 투자사인 MS도 추가로 자금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