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오페라단의 '토스카' 5일 개막 …게오르규 "토스카는 나 자신과 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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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클' 성악가들로 무장한 서울시오페라단의 '토스카'“푸치니는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음악을 만들 줄 아는 작곡가였죠. 특히 '토스카'에는 124년이 지나도록 관객과 가수에게 사랑받는 명곡들이 많아요."(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
5~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서 공연
명작(名作)은 한 세기를 거슬러도 감동을 선사한다. 1900년에 초연된 이탈리아의 작곡가 자코모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는 음악사의 손꼽히는 명작이다. '라보엠', '나비부인'과 함께 '푸치니 3대 오페라'로 꼽히는 이 작품은 전쟁의 상황 속에서 벌어지는 세 남녀의 비극적인 드라마를 그렸다. 서울시오페라단이 푸치니 서거 100주년을 맞아 이달 5~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오페라 ‘토스카’를 무대에 올린다. 주인공 토스카를 맡은 루마니아 출신 세계적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59)는 30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토스카’는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오페라"라고 언급했다. 그는 "거의 모든 오페라 레퍼토리를 다 해봤던 것 같다. 난 운이 정말 좋은 오페라 가수"라며 "이중 토스카는 직업이 오페라 가수라 나 자신 같다는 느낌이 들어 내게 더욱 특별하다"고 밝혔다. 게오르규는 1992년 영국 런던 로열오페라하우스에서 푸치니의 ‘라보엠’ 미미 역으로 데뷔한 후 ‘라 트라비아타’의 비올레타로 일약 스타덤에 오르며 30년 넘도록 전세계 오페라 극장에서 주역으로 활약해왔다. 게오르규는 "오페라의 아름다움과 진실함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작업해온 것에 자부심이 있다”며 "노래하고 공연할 때 마다 큰 책임감을 느낀다. 소중한 작품들을 망치고 싶지 않아 출연 의뢰를 받아도 절반 이상 거절했다"고 했다.
이번 토스카는 화려한 캐스팅으로 주목받았다. 한국인 최초로 이탈리아 원형 극장 '베로나 아레나'에서 주역으로 활약한 소프라노 임세경이 게오르규와 함께 토스카 역을 번갈아 맡는다. 토스카의 연인 카바라도시는 테너 김재형과 김영우, 권력과 탐욕으로 점철된 악역 스카르피아는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과 바리톤 양준모가 각각 연기한다. 임세경은 “유명한 안젤라 게오르규와 함께하게 돼 저도 많은 것을 배우고 작업과정에서 흥미로운 점이 많다"며 "경쟁하거나 비교하거나 하지 않고 저만의 토스카를 하려고 집중을 많이 했다. 기회가 된다면 두 팀의 공연을 모두 다 보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페라 최고의 빌런 역할로 꼽히는 스카르피아는 이번 프로덕션에서 특히 강조됐다. 경찰서장이라는 권력을 이용해 전쟁 상황에서 악행을 일삼은 인물로 묘사될 예정이라고.
8년 전 영국 코벤트가든 로얄오페라하우스에서 게오르규와 ‘토스카’ 무대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사무엘 윤은 “스카르피아는 능숙한 잔인함을 보여줘야 하는 역할"이라며 "인간 내면의 악함을 푸치니가 음악으로 정말 잘 표현했는데, 이를 잘 살려낼 것"이라고 말했다. 양준모도 “사람이라면 모두 가지고 있는 사악한 감정을 무대 위에서 완벽하게 표현하겠다”고 했다.지휘를 맡은 지중배는 "이번 작품은 특히 모든 성악가들이 각자의 배역에 자신만의 관점을 갖고 있더라"라며 "오케스트라로 이분들의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이 짜릿했다"고 했다. 연출을 맡은 표현진은 '전쟁'을 핵심 키워드로 삼았다고 했다. 그는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진행중인 전쟁의 비극과 참상에 대한 화두를 던지며 관객들에게 다가가려 한다"고 연출 취지를 밝혔다. "이번 작품을 통해 전쟁 고아와 살육, 범죄 등 온갖 끔찍한 것들을 만드는 전쟁이라는 것이 도대체 누구를, 무엇을 위한 것인지, 결과적으로 승자는 존재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보고 싶습니다. "
공연은 9월 5~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5일과 8일은 게오르규, 김재형, 사무엘 윤, 6일과 7일은 임세경과 김영우, 양준모.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