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멕시코 투자에서 발을 뺄 때

THE WALL STREET JOURNAL 칼럼
Mary Anastasia O'Grady WSJ 칼럼니스트
지난주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멕시코 투자 비중 축소’라는 보고서를 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MLO) 멕시코 대통령이 제안한 사법부 개혁이 국가 위험 프리미엄을 높이고, 자본 지출을 제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지난 6월 멕시코 대선과 의회 선거에서 집권당 국가재생운동(MORENA·모레나)이 승리할 수 있도록 올해 정부 지출을 늘린 데 따른 재정적 후유증도 있다. 대통령의 다른 개헌안에는 정부 규모 확대와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등을 위반하는 수정안도 들어 있다.

대선 후 페소화 가치 급락

4월 멕시코 환율은 달러당 16.3페소였다. 모레나 대선 후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이 6월 당선되고, 연립정부가 양원을 휩쓸면서 치솟기 시작해 지난주 19.5페소로 급등(페소 가치 하락)했다. 재정 상황이 악화하면서 페소화가 추가로 평가 절하될 가능성도 높다. 새 의회는 9월 1일 소집되고,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10월 1일 물러난다. 그는 임기가 끝나기 전까지 반시장 개혁 법안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민주주의’라고 부르지만 ‘군중 민주주의’에 더 가깝다.멕시코 하원은 500석 중 300석을 직접 선거로 뽑는다. 이 중 260개 지역구에서 모레나, 강경좌파 노동자당(PT), 생태녹색당(PVEM)이 연립정당으로 출마해 219석을 차지했다. 각 정당이 독자 경쟁한 40개 지역구에선 모레나가 39석을 차지했다.

일당 독주에 대항하기 위한 비례대표 의석은 200석이다. 어떤 정당도 선출된 의석수의 8%를 초과하는 비례대표 의석을 할당받을 수 없다. 이에 따라 모레나 연합은 하원의 63%를 차지한다. 이는 대통령이 헌법을 고치는 데 필요한 3분의 2를 밑도는 수치다. 그래서 모레나는 숫자를 조정했다. 연정 승리 의석 중 123석만 자당에, 42석은 PT에, 54석은 PVEM에 할당했다. 군소 정당은 실제 득표율보다 더 많은 비례대표 의석을 배정받았고, 연립 정당은 54%만 득표했지만 74%의 하원을 차지했다.

헌법재판소는 이번주 모레나 연합이 개별 정당으로 득표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판결할 예정이다. 헌재 판결에 따라 모레나 연합의 권력 장악이 실패로 돌아갈 수도 있지만, 그들은 헌재를 통제하고 있다.

민주주의로 둔갑한 권위주의

일당 통치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우려를 표한다. 멕시코 좌파 지식인 로저 바르트라는 “연약한 초기 민주주의를 권위주의로 이끌 수 있는 ‘사기’”라고 비유했다. 정치가 경제로 흘러가고 있다. 올해 재정 적자는 6%에 육박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부채 비율은 55%에 달할 전망이다. 셰인바움 정부는 2025년까지 재정 적자를 3%로 낮추기 위한 긴축을 약속했다. 하지만 18~29세 실업자에 대한 보조금 보장 등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공약을 고려할 때 비현실적으로 보인다.

GDP 대비 부채 비율이 높아지면 멕시코 국가 신용등급은 강등될 위험이 있다.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에서 더 큰 예산 적자가 지속될 수 있다. 멕시코 정부가 에너지 분야처럼 민간 자본에 대한 차별적인 공공 정책을 펼치면 재정 약속이 실현될 가능성은 낮다. 전기와 석유 투자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 제조업을 위한 값싸고 풍부한 전기도 부족해지게 된다.

원문은 ‘It’s Time to Short AMLO’s Mexi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