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삭감이 연금개혁이냐"…'윤석열案'에 반기 든 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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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구조개혁' 끝내 외면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9일 국정 브리핑에서 발표한 국민연금 개혁안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비판하고 나섰다. “차별과 삭감, 세대 갈등을 유발하는 연금개혁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며 반대 입장을 30일 밝혔다. 다음달 4일 정부의 구체적인 연금개혁안이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관련 입법 절차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세대별 보험료 인상폭 차등엔
"청장년 가르는 꼼수 모수개혁"
자동안정장치 놓고도 맹비난
내달 4일 정부안 공개 앞두고
여야 벌써부터 가시밭길 예고
이날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MBC 라디오에서 전날 윤 대통령이 밝힌 국민연금 개혁 원칙에 대해 “한마디로 보험료는 좀 더 내고 나중에 연금은 덜 받자는 이야기”라며 “물론 연금의 지속 가능성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얘기하는 건 국민연금 본질과 목적을 뒤집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윤 대통령은 국민연금 개혁의 3대 원칙으로 △지속 가능성 △세대 간 공정성 △노후 소득 보장을 제시했다. 또 “가장 오래, 가장 많이 보험료를 내고, 연금은 가장 늦게 받는 청년 세대가 수긍할 수 있는 연금개혁을 추진하겠다”며 청년과 중장년층의 국민연금 보험료 인상 속도를 차등화하는 방안을 띄웠다.
여기에 대해 진 의장은 “세대 간 갈등, 차등이 중요한 게 아니고 세대 간에 연대할 수 있어야 한다”며 “대통령은 연금개혁 문제에서까지 청년과 장년을 가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세대별 보험료 차등 방안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야당 보건복지위 관계자는 “세대별로 보험료를 다르게 올린다는 것은 ‘꼼수’ 모수개혁이지 재정을 위한 구조개혁 방안도 아니다”고 지적했다.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언급한 국민연금 자동안정장치도 ‘연금액 삭감을 위한 장치’로 보고 있다. 자동안정장치는 인구 변화, 경제 상황 등에 따라 보험료율이나 소득대체율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규칙이다. 가령 글로벌 경기가 악화해 기금 운용 수익률이 떨어지면 소득대체율이 자동으로 소폭 낮아지는 식이다. 호주, 캐나다, 핀란드, 독일, 일본 등 주요국은 이미 도입한 제도지만 재정 안정보다 ‘소득 보장’을 강조하는 야권에선 반발이 크다.
민주당은 다음달 정부가 국민연금 개혁안을 발표하면 해당 내용을 검토한 뒤 심사 기구를 꾸리겠다는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국회에 연금개혁특별위를 구성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야당은 굳이 특위를 꾸릴 필요가 없다는 기류가 강하다. 진 의장은 “대통령이 곧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겠다고 했으니 특위를 만들 이유가 없고, 국회 (소관 상임위가) 심의하면 된다”고 했다.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도 KBS 라디오에서 “정부안이 다른 연금과 연동된 구조개혁까지 담고 있다면 특위를 꾸릴 수 있다”면서도 “모수개혁만 할 거면 복지위 전담이니, 논의의 신속성 차원에서 특위가 과연 맞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야당 관계자는 “민주당으로선 소득대체율 상향이 중요하기 때문에 전선을 넓히기보다는 야당 우위의 복지위에서 정부안을 심의하는 것이 법안 처리에 유리하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