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만에 40만원 돌파…반도체株 흔들리자 돈 몰리는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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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폭과대주로 몰리는 투자금…2차전지株 급반등2차전지 관련 기업 주가가 일제히 급등했다. 시장 주도주였던 반도체주가 흔들리면서 낙폭과대주로 투자 자금이 쏠리고 있는데다 일부 2차전지 기업은 3분기 실적 개선세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LG엔솔 5개월만에 40만원 돌파
반도체株 흔들리며 투자 자금 이동
전문가 "3분기 실적 개선주 중심 선별적 매수 추천
구조적 반등은 아직"
2일 LG에너지솔루션은 6.19% 상승한 41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에너지솔루션 주가가 40만원을 넘긴 것은 지난 3월말 이후 5개월 여만이다. 삼성SDI는 4.24%, 에코프로비엠은 8.02% 올랐다. 전기차 시장이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시기를 거치면서 2차전지주는 최근 1년여 간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1년전 대비 약 41.07% 급락했다.
그러나 최근 한 달 새 2차전지주는 크게 반등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한 달 간 23.54% 올랐다. 유럽 공장 가동률이 상승하면서 3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면서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다른 2차전지 기업의 내년 상반기 실적도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면서 작은 호재에도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주가 주도주 지위를 잃으면서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금이 낙폭과대주에 몰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원·달러 환율이 달러 당 1350원 선을 하회한 이후 외국인 투자자는 2차전지를 약 1755억원 순매수했다"며 "2차전지는 원화 약세 국면에서 매도세가 가장 컸던 업종인만큼 '빈집 채우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2차전지주가 아직 구조적인 반등 국면에 접어든 것은 아니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지부진한 전기차 판매 실적이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포드는 최근 차세대 전기픽업 트럭 출시를 2027년으로 연기했고, SK온, 에코프로비엠과 합작 설립하기로 한 양극재 공장 건설도 중단시켰다. 현대차는 전기차 중기 판매목표를 2026년 94만대에서 2027년 84만대로 내려잡았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특히 배터리 기업의 내년 실적 추정치는 아직 추가 하향될 여지가 많다"며 "아직 2차전지 주가가 진바닥에 다다랐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주도주가 실종되면서 낙폭과대주에 투자금이 몰리고 있는만큼 단기에 수익을 낼 수 있는 여지는 있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공격적으로 업종 전체를 매수하기보다 LG에너지솔루션 등 3분기에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 위주로 선별적인 매수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