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화가] 수련을 사랑한 클로드 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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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인상주의 이전까지 서양에서는 대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그림을 최고로 쳤다. 하지만 인상파 화가들은 빛 그 자체를 그림의 주제로 삼았다. 인간이 실제로 눈으로 인식하는 건 대상이 아니라 ‘대상에 반사된 빛’이라는 사실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시간과 날씨가 변하면 그림도 바뀌어야 한다는 게 그들의 생각이었다.
그래서 인상주의 대표 화가인 클로드 모네(1840~1926)는 수련을 그리고 또 그렸다. 그는 1890년대 후반부터 세상을 떠날 때까지 250점에 달하는 ‘수련’ 연작을 제작했다. 똑같은 집 앞 연못의 수련이지만 어느 것 하나 같은 작품은 없다. 20세기 초 모네를 촬영한 흑백 영상을 보면 필름에 담긴 불과 1분 남짓한 시간 동안 그는 20회 넘게 고개를 돌려 연못을 바라본다. 수십년 간 빛을 탐구해왔음에도 새 그림을 그릴 때면 매번 원점에서 다시 철저한 관찰부터 시작했다는 얘기다.수련은 인기가 많다. 세계 주요 미술관에 소장돼 있고 경매에 나오면 보통 수백억 원에 거래된다. 오는 9월 26일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 나온 수련(1897~1899)은 낙찰 추정가가 2500만~3000만달러(약 333억~400억원)다. 아시아 시장 최고가 서양미술 낙찰 기록은 장 미셸 바스키아의 ‘Warrior’(1892)가 갖고 있는 4170만달러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