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이렇게 올랐지?"…고배당에 AI 호재까지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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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또 52주 신고가 경신SK텔레콤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통신사 등 경기 방어주 투자 수요가 늘어난데다 인공지능(AI) 서비스 매출이 가시화하면서 성장주로도 재평가받고 있는 영향이다.
3일 SK텔레콤은 2.36% 오른 5만6500원에 장을 마감해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달 23일 종가 5만6100원으로 연고점을 새로 쓴 지 약 열흘만에 고점을 또 끌어올렸다. SK텔레콤 주가는 올들어 13.11%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0.19% 내린 것과 대조적이다.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익 방어' 대안으로 꼽히는 배당주로 투자자금이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9~10월은 고배당주 인기가 높아지는 시기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그간 통계적으로 9월은 고배당주 성과가 높았다"고 분석했다. 추석 연휴를 전후로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이 감소하는 시기에도 고배당주는 강세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기업 밸류업(가치제고) 프로그램 기대도 작용하는 모양새다. 한국거래소는 이달 중 밸류업지수를 발표할 예정이다. 연내 이 지수를 기반으로 한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된다.
한국거래소는 우수기업 지수와 유망기업 지수 등 두 종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안타증권 분석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유망종목 지수에 들어갈 공산이 크다. '밸류업 원조' 격인 일본거래소의 JPX프라임150 지수와 비슷한 기준을 적용할 경우 SK텔레콤은 유망종목 지수에서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종목 중 비중이 가장 클 것이라고 유안타증권은 전망했다. 기성 통신 매출 이외에 AI 신사업 매출 발생이 가시화하고 있다는 점도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SK텔레콤은 작년부터 'AI 컴퍼니' 비전을 밝히고 관련 사업에 공을 들여왔다. 지난 1년간 AI 영역에 투자한 누적 금액은 3억달러(약 4020억원)를 웃돈다. 김양섭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AI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점차 가시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며 “기업간거래(B2B)로 제공하는 AI 솔루션 사업에서 올해 매출 600억원을 넘기는 게 목표”라고 했다.
증권가는 오는 12월 본격 가동하는 SK텔레콤 AI데이터센터도 AI 사업 매출을 올려줄 캐시카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은 기존에 운영 중인 서울 가산데이터센터에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대거 배치해 AI데이터센터로 전환 운영할 계획이다. 일반 데이터센터가 수많은 서버를 두고 데이터 저장과 호스팅 서비스 등을 하는 반면 AI데이터센터는 기업·기관 등에 AI 컴퓨팅 인프라를 빌려주는 게 특징이다. 기업이 클라우드 가상환경을 통해 GPU를 빌려쓰는 식이기 때문에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운영이 효율적이다. 실물 인프라를 대여하는 것이 아닌 만큼 GPU의 컴퓨팅 시간이나 날짜를 쪼개는 식으로 한정된 자원을 여러 기업에 나눠 대여할 수 있어서다.
이미 준공한 데이터센터에 GPU 인프라를 더하는 식이라 수익화 속도도 빠르다. 김 CFO는 "데이터센터는 짓기 시작하면 3년은 지나야 매출이 발생하는데, SK텔레콤의 AI데이터센터는 바로 매출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SK텔레콤은 AI데이터센터 개관과 함께 구독형 AI클라우드 서비스(서비스로서의 GPU·GPUaaS)를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1월 2000만달러를 투자한 미국 GPUaaS 기업 랍다와 협업한다. 포천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43억1000만달러(약 5조7720억원)에서 2032년 498억4000만달러(약 66조755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이 35.8%에 달한다.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수익화 가능성도 있다. SK텔레콤은 AI 개인비서 앱 ‘에이닷(A.)’에 구독 서비스를 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닷은 AI 녹음·요약 서비스를 앞세워 올 상반기 기준 가입자 455만명을 모았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은 통신3사 중 유일하게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이익 성장 국면을 나타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최근 금리 인하 기대감 확산에도 불구하고 경기 둔화 우려가 이는 것이 SK텔레콤엔 수급상 도움이 되고 있다"며 "최근 실적 흐름이 안정적으로 이익이 커지고 있는 한편 주주이익환원율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