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 ETF의 배신…금리인하 수혜주라더니 韓만 마이너스

4~5% 오른 美·싱가포르와 상반
자금조달 위해 유상증자 나선 탓
이달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글로벌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국내 리츠의 수익률은 하락하고 있다. 유상증자 이슈 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 상장지수펀드(ETF)는 0.11% 오른 4710원에 마감했다. 국내 주요 리츠를 담고 있는 이 ETF는 지난달 1일부터 이날까지 2.07% 하락했다. 비슷한 상품인 ‘KODEX 한국부동산리츠인프라’는 같은 기간 2.56%, ‘PLUS K리츠’는 2.52% 하락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해외 리츠 ETF가 상승세를 보인 것과 대조된다. 미국 리츠들을 담은 ‘TIGER 미국MSCI리츠(합성 H)’는 지난달 1일부터 이날까지 5.71% 상승했고, 싱가포르 리츠들을 담은 ‘ACE 싱가포르리츠’는 같은 기간 4.36% 올랐다. 일본 리츠 ETF인 ‘KODEX 일본부동산리츠(H)’도 이 기간 2.82% 상승했다.

리츠는 은행 대출과 투자자 자금 등을 바탕으로 부동산 자산을 매입해 투자자에게 배당금을 주는 상품이다. 금리가 낮아지면 이자 부담이 줄어 배당금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로 주가가 상승한다.국내 리츠 ETF들이 금리 인하 기대에도 상승세가 주춤한 배경으로는 유상증자가 꼽힌다. 지난달 2일 삼성FN리츠가 660억원을 유상증자로 조달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신한알파리츠(2000억원), 이지스레지던스리츠(320억원),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403억원)도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다. 금리 인하에 맞춰 신규 부동산 자산을 매입하기 위해서다.

삼성FN리츠는 지난달 1일부터 이날까지 2.72% 내렸고 신한알파리츠가 6.53%,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2.91% 빠졌다. 이들 리츠를 담은 ETF의 주가가 하향세를 그리는 이유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리츠가 안정적으로 배당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주식으로서 가치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배당이 계속 증가할 수 있음을 입증해야 한다”며 “국내 운용사들이 적극적인 자산 편입과 주주환원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