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악재에 반도체 투심 위축…'6만전자' 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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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6%대 '급락'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크게 하락하고 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며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국 반도체주가 급락한 영향이다.
4일 오전 9시 14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1600원(2.21%) 하락한 7만900원을 가리키고 있다. 삼성전자는 장 초반 6만980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장중 6만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SK하이닉스는 1만500원(6.24%) 내린 15만7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15만원대까지 하락한 건 지난달 7일 '검은 월요일' 이후 약 1개월 만이다. TIGER 반도체(-4.91%), KODEX 반도체(-4.79%) 등 상장지수펀드(ETF)도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 침체 우려에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 공급관리협회(ISM)에 따르면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2를 기록했다. PMI가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50보다 낮으면 위축을 의미한다. ISM 제조업 PMI는 5개월 연속 50 미만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이 발표한 8월 미국 제조업 PMI 역시 위축 국면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P글로벌의 8월 제조업 PMI는 47.9로, 전월(49.6)에 비해 내렸다.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지수는 3.33%, S&P500지수와 다수지수는 각각 2.12%와 1.51%씩 하락했다. 특히 반도체주의 낙폭이 컸다. 주요 반도체주를 담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7.75% 밀렸다. 엔비디아(-9.53%), AMD(-7.82%), 브로드컴(-6.16%)도 일제히 하락했다.중국이 일본의 첨단 반도체 판매 제한 조치에 대한 보복을 예고한 점도 투자심리에 부담을 줬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고위 당국자가 일본이 중국 기업에 대한 반도체 장비 판매 및 유지·보수를 추가로 제한하면 심각한 경제보복을 하겠다고 일본 측에 여러 차례 전했다고 보도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반도체 업종에 대한 차익실현 매도가 집중된 모습을 보였다"며 "S&P500 반도체 및 반도체 부품 업종 지수는 8% 넘게 하락하며 일간 기준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