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라면 단호하라, 미션은 '나이키를 깨부순다'처럼 지어라” [서평]

좋은 리더를 넘어 위대한 리더로

짐 콜린스·빌 레지어 지음
이경식 옮김/흐름출판
520쪽|2만6000원
짐 콜린스는 실리콘밸리 창업가들이 조언을 구하는 경영 석학이다. 그가 새 책 <좋은 리더를 넘어 위대한 리더>를 냈다. 30여 년 동안 위대한 기업, 위대한 리더의 조건을 연구한 콜린스의 경영 철학과 구체적인 방법론이 담겼다. 1992년 스승인 빌 레지어 전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교수와 함께 썼던 <기업가 정신을 넘어서>에 새로운 내용을 담아 확장한 책이다.

많은 일화가 나온다. 그중 하나는 2007년 10월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가 전화를 걸어온 일이다. 잡스는 애플대학교를 만들고 싶어 했고, 의견을 구했다. 대화를 나누다 콜린스는 평소 궁금해하던 걸 잡스에게 물었다. 1997년 파산 직전인 애플에 복귀했을 때,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느냐는 것이었다. 잡스의 대답은 혁신적인 제품이나 아이디어가 아닌 ‘사람’이었다. 열정을 가진 훌륭한 인재만 있으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잡스는 그들이야말로 여기저기 뿔뿔이 흩어져 있는 (영화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제다이 기사들과 같은 사람들, 즉 악의 제국 감시망을 피해서 몸을 숨기고 있지만 적절한 때가 되면 언제든 다시 일어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라고 여겼다.”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하지만 훌륭한 사람을 모으고, 그들을 잘 활용하고, 떠나지 않게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핵심 보직에 앉혀 두었지만 성과가 잘 나오지 않을 때 이 사람의 잠재력을 믿고 기다려야 할까, 얼른 다른 사람으로 교체해야 할까 하는 문제가 대두된다. 책은 그런 현실적인 문제를 다룬다.
밑줄을 그을만한 내용이 많다. 위대한 리더의 조건 중 하나로 ‘단호함’을 꼽으며 이렇게 말한다. “조지 마셜은 리더가 가져야 할 가장 큰 덕목은 의사결정 능력이라고 말했다. 얼마나 많은 경영자가 우유부단함 때문에 고통을 받는지 알고 나면 마셜의 말이 옳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위대한 리더는 우유부단함으로 고통받지 않는다. 완벽한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도 (완벽한 정보는 애초부터 존재하지도 않는다) 결정을 내리는 능력이 리더가 꼭 가져야 하는 조건이다.”사명도 생각해서 지어야 한다. “사명에 만들 때 중요한 기준이 하나 있다. 강렬한 설득력과 진정한 열정을 담아야 한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사명을 설정하지 마라. ‘전 세계적으로 잘 팔리는 운동화를 만들어서 판매한다.’ 대신 이렇게 하라. ‘나이키를 깨부순다.’”

이 책을 읽는다고 모두가 위대한 리더가 되거나, 위대한 기업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실은 그보다 복잡하고, 많은 요소가 관여한다. 하지만 책을 읽고 그대로 실행할 수만 있다면 최소한 나쁜 리더라는 말을 듣지 않을 것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