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 사면 돈 준대" 소문 듣고 몰렸는데…개미들 '멘붕'

KB증권 일부 ETF '매수정지' 해프닝
미국 주식 거래 이벤트를 진행 중인 KB증권에서 행사 진행 하루 만에 25개 미국 상장지수펀드(ETF)의 온라인 매수가 막히는 일이 벌어졌다. 갑작스럽게 일부 종목 거래가 많아지자 현지 브로커가 '이상징후'로 이를 판단하면서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전날 밤 "25개 미국 ETF 종목의 온라인 매수를 제한한다"고 공지했다. 대상에는 '아이셰어즈 1∼3년 미 국채'(SHY), '아이셰어즈 0∼3개월 미 국채
'(SGOV), '아이셰어즈 초단기채'(ICSH), 'JP모건 초단기채'(JPST) 등 주요 단기채 ETF들이 포함됐다. 온라인을 통한 종목 매도와 전화를 통한 매수는 여전히 가능하다. KB증권은 "현지 브로커로부터 일부 ETF 종목의 이상 거래 징후가 발견됐음이 통보됐다"며 "이상 거래에 대해 미국 금융당국에서 확인될 경우 거래 취소 등의 불이익을 당할 수 있으니 매매에 주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KB증권이 지난 2일 '해외주식 이벤트'를 열면서 일부 종목에서 거래량이 급증한 게 원인이다. KB증권은 오는 11월 말까지 해외주식을 누적 2억원 이상 거래하면 최대 23만원 상당의 해외주식 쿠폰을 지급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행사 참여자들이 주가 변동이 적은 단기채 ETF를 통해 행사에 참여하면서 거래량이 비정상적으로 늘었다는 게 KB증권의 설명이다. 일부 주식 유튜버들이 이벤트 관련 정보를 온라인 상에서 공유한 것도 거래량을 늘리는 데 일조했다. 실제로 '아이셰어즈 단기 국채'(SHV) ETF의 경우 지난주 거래량이 170만~327만주 사이였으나 지난 3일 거래량은 1458만주로 급격하게 뛰었다. KB증권 관계자는 "미국 현지 브로커로부터 프리마켓(정규장 개장 전 시장)에서 일부 ETF 종목의 이상 거래 징후가 발견됐다고 통보받고 비정상적인 거래로 인해 투자자가 피해 보지 않도록 선제 대응했다"며 "현지 브로커의 매수 정지는 KB증권에만 적용됐고 타 증권사는 관련 사항이 없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