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 유증 '날벼락'…에코프로에이치엔, 시간외 거래 下 [종목+]

시설자금 1700억·운영자금 301억원 조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에코프로에이치엔이 시간외 거래에서 하한가까지 밀렸다. 보통주 1주당 신주 약 0.3주를 발행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투자심리가 경색된 모습이다.

4일 오후 5시25분 현재 에코프로에이치엔은 장 마감 후 시간외 거래에서 정규장 종가(4만5650원)보다 4550원(9.97%) 하락한 4만1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간외 거래에서 최대 하락 폭은 종가 대비 -10%이다.장 마감 후 유상증자 계획을 공시하자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시설자금 1700억원, 운영자금 301억원 등 총 2001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유상증자에 따라 보통주 567만주가 새로 발행된다.
통상 공모 방식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들의 자금 부담을 키우거나 지분 가치를 희석시킬 가능성이 있어 악재로 여겨진다. 예정발행가는 3만5300원으로 이날 종가 대비 22.67% 낮다. 신주는 12월26일 상장할 예정이다.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이 발표되자 개인 투자자들은 혼란에 빠진 모습이다. 시가총액(6987억원) 대비 유상증자 규모는 28.64%에 달한다. 한 투자자는 종목 토론방에 "믿고 투자했는데, 갑자기 유상증자를 진행해 당황스럽다"는 글을 남겼다. 다른 투자자는 "유상증자도 이사회가 아닌 주주총회 결의사항이 돼야 한다"며 분노했다.에코프로 그룹의 지주사 에코프로는 2021년 5월 환경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에코프로에이치엔을 세웠다. 6월 말 기준 최대주주는 에코프로(지분율 31.4%)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의 주요 사업 부문은 반도체 공장에서 주로 사용되는 유해가스 제거용 케미컬 필터, 조선·자동차 등 생산공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휘발성유기화합물(VOC)을 제거하는 미세먼지 저감솔루션,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감축 솔루션 등이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