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엔진 대신 '답변 엔진'…100개 링크, 한 화면 요약"

'구글 대항마' 퍼플렉시티
스리니바스 CEO 인터뷰

구글과 달리 홍보글 걸러내
필요한 정보만 요약해서 제공
정보 출처 링크도 함께 노출

창작자가 검색 비즈니스 근간
광고 모델 도입해 수익 나눌 것
구글의 대항마로 주목받는 미국의 인공지능(AI) 검색 서비스업체 퍼플렉시티가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20년 넘게 시장을 지배해 온 ‘검색 엔진’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한 ‘답변 엔진’으로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게 이 회사의 목표다.

○“답변 얻는 시간 확 줄여줄 것”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퍼플렉시티 최고경영자(CEO)가 4일 서울 을지로 티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화형 검색 서비스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퍼플렉시티 최고경영자(CEO)는 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검색 결과로 나온 링크를 하나씩 클릭해 내용을 확인하는 것은 사용자 편의성이 높은 경험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퍼플렉시티가 추구하는 방향은 인터넷 정보를 활용해 개인화, 맞춤화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퍼플렉시티는 오픈AI 출신의 스리니바스 CEO가 2022년 설립한 회사다. 세계 50여개국에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지난 5월 월스트리트저널이 발표한 챗봇 사용성 평가에서 오픈AI, 구글, 클로드 등의 서비스를 제치고 종합 1위를 차지했다. 한국에선 SK텔레콤과 손잡고 서비스 확대에 나섰다.

퍼플렉시티는 다른 생성 AI 서비스와 달리 검색 서비스를 표방한다. 다만 기존 검색 서비스와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다. 퍼플렉시티 초기 화면은 구글처럼 검색어를 입력하는 화면만 나온다. 결과물은 전혀 다르다. 구글은 검색 키워드와 관련된 웹사이트 링크를 순서대로 보여준다. 광고가 결과물 중간에 섞여 있는 데다 검색 엔진 최적화(SEO)를 통해 검색어와 관련이 낮은 광고성 글이 나오는 일도 빈번하다. 이 때문에 원하는 결과물을 찾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퍼플렉시티는 질문에 대한 답을 정리해서 보여준다. 예를 들어 “9월 3일 엔비디아 주가가 떨어진 이유를 알려줘”라고 물어보면 주가의 낙폭과 이와 관련한 배경을 몇 개 단락으로 제시하는 식이다. 답변을 위해 참고한 링크도 띄워준다. 스리니바스 CEO는 “퍼플렉시티는 사용자 질문에 가장 관련성이 높고 정확한 정보를 식별하기 위한 자체 검색 인덱스와 랭킹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며 “질문에 간결하게 답하고 환각 현상을 피할 수 있도록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정교하게 조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검색어 10개를 입력해 링크 100개를 여는 대신 바로 답변을 얻을 수 있다”며 “검색에 들어가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우리 서비스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콘텐츠 창작자와 수익 공유

퍼플렉시티 같은 AI 검색 서비스가 등장하며 또 다른 우려가 제기된다. 구글과 같은 검색 서비스는 수많은 웹사이트에 이용자를 실어 나르는 연결 통로 역할을 했다. 하지만 정보를 모아 답변을 제공하는 AI 검색이 일반화하면 온라인 공간에 정보를 올리는 콘텐츠 창작자들이 이용자를 잃을 수 있다.

스리니바스 CEO는 “퍼플렉시티 같은 서비스가 있더라도 여전히 많은 사람이 주제를 탐색하기 위해 출처 링크를 클릭한다”며 “콘텐츠 창작자들이 검색 엔진 최적화를 위해서가 아니라 사람들에게 필요한 가치 있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언론을 비롯해 콘텐츠 창작자와 수익을 공유하는 정책도 마련했다. 그는 “뉴스와 정보 제공자가 내놓는 실시간 정보에 접근하지 못한다면 사용자 질문에 효과적으로 답할 수 없다”며 “광고 수익 공유 모델과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접근 권한 제공, 무료 구독권 혜택 등 퍼블리셔 프로그램을 최근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퍼플렉시티는 유료 구독 모델인 퍼플렉시티 프로와 기업 대상 엔터프라이즈 프로, 외부 API 제공 등의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연내 미국에서 광고 모델을 추가할 계획이다. 다만 구글처럼 검색 결과와 함께 광고를 표시하는 방식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스리니바스 CEO는 “광고는 답변 이후 후속 질문을 추천하는 방식으로 적용한다”고 강조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