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 캐리 지고, 스위스 프랑 캐리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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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급등으로 대체투자 주목엔화 강세로 대폭 축소된 엔 캐리 트레이드를 대신해 ‘스위스프랑’ 캐리 트레이드가 뜨고 있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투자자들은 지난달 초 엔 캐리 트레이드가 대규모로 청산되기 이전까지 140억달러(약 18조7000억원)의 엔화 쇼트(매도) 포지션을 취했으나 같은 달 30일 기준 20억달러 롱(매수) 포지션으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엔화 쇼트는 엔화를 매도하고 달러를 매수하는 거래를 뜻한다. 낮은 금리로 엔화를 빌린 뒤 달러를 사 금리 차익을 얻는다. 시장에서는 대규모 쇼트 포지션을 캐리 트레이드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해당 통화를 사용하고 있다는 신호로 본다. 엔화의 롱 포지션 전환은 엔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스위스프랑은 약 50억달러에서 38억달러로 줄어들었지만 쇼트 포지션을 이어갔다.
엔화와 함께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스위스프랑은 이자율이 낮아 캐리 트레이드에 적합한 통화로 평가된다. 다만 일본은행 기준금리가 더 낮고 유동성도 풍부한 만큼 그간 엔화에 비해 각광받지 못했다. 최근 엔화 급등은 이 같은 평가를 바꿔놓고 있다. 카말 샤르마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외환전략가는 “현재 엔화에는 그 어느 때보다 양방향 리스크가 많다”며 “스위스프랑이 더 합리적인 자금 조달 통화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주요국 중 가장 빨랐던 스위스 중앙은행(SNB)의 기준금리 인하도 스위스프랑 캐리 트레이드가 주목받는 이유다. SNB는 지난 3월과 6월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낮춰 현재 연 1.25%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연 5.25~5.5%인 미국, 연 4.25%인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보다 3%포인트 이상 낮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