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 리포트 나온 보잉…주가 2년래 최저

"부채·개발비 증가로 현금 감소"
목표가 185弗→119弗로 낮춰
세계 최대 항공우주기업 보잉의 주가가 2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월가 애널리스트가 ‘매도’ 리포트를 내놓자 7% 넘게 급락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매슈 에이커스 웰스파고 애널리스트는 보잉의 투자 등급을 ‘동일 비중’에서 ‘비중 축소’로 변경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185달러에서 119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웰스파고의 목표주가는 블룸버그가 파악한 애널리스트들의 목표주가 중 가장 낮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보잉 주가는 전장보다 7.3% 하락한 161.02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2022년 11월 4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보잉 주가는 올 들어 이날까지 36% 넘게 빠졌다.

연초 알래스카항공 비행 중 공중에서 동체 일부가 떨어져 나간 사고가 난 뒤 보잉 주가는 내림세를 탔다. 이 사고 이후 보잉은 규제당국 조사, 대대적 경영진 개편, 안전관리 신뢰도 부족으로 고전 중이다. 최근 스타라이너 유인 우주선 캡슐에 문제가 생겨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국제 우주정거장에 갇힌 우주비행사들을 스페이스X가 대신 귀환시키기로 하자 보잉의 안전 문제와 관련한 우려는 더 커졌다.이날 에이커스 애널리스트는 투자 등급을 낮춘 배경에 관해 “그동안 보잉은 항공기 생산량 증가, 낮은 투자비용으로 잉여 현금 흐름 기회를 누려왔다”며 “이제부터는 새로운 항공기 투자 주기에 접어들어 잉여 현금 흐름이 제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보잉은 연간 100억달러 이상 잉여 현금 흐름을 창출해야 하는데 생산 및 품질 문제로 생산량이 감소하고, 비용이 늘었다”고 지적했다.

월가는 유럽 항공기업 에어버스와 경쟁하기 위해 몇 년 안에 새로운 제트기를 설계해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수백억달러가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에이커스 애널리스트는 “보잉이 약 450억달러 순부채를 안고 있는데, 다음 항공기 개발 주기를 시작하기 전에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2030년까지 현금 흐름이 소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가에서는 보잉이 투자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2026년까지 300억달러의 자본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1억9000만 주를 새로 발행해 주식 수가 30% 이상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이는 주당 순이익이 감소하고, 추가 주식 공모로 주식이 더 희석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