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예타면제 요청하자마자 尹대통령 "적극 검토"

광주시장은 놀라고
참석자들은 박수
윤석열 대통령이 5일 광주과학기술원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5일 광주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 참석, 지역의 현안을 다수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강기정 광주시장이 윤 대통령에게 오랜 지역 현안 관련 부탁을 하고, 윤 대통령이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할 때마다 참석자들의 박수 세례가 쏟아졌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광주시 관계자들은 "깜짝 놀랄 정도로 윤 대통령이 많은 문제를 해결했다"는 평가를 할 정도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광주 북구 광주과학기술원에서 ‘첨단기술과 문화로 미래를 디자인하는 광주’를 주제로 28번째 민생토론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다양한 광주 발전 방안을 발표했다. 2027년 개장하는 광주 복합쇼핑몰 인근에 간선급행버스체계(BRT)를 구축해 광주의 교통 접근성을 높이고, AI영재고가 2027년에 차질 없이 개교할 수 있도록 챙기겠다는 내용이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은 "2027년까지 1181억원을 들여 비엔날레 전시관을 신축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예산 지원 의사를 밝힐 때마다 청중석에선 박수가 나왔다. 모두발언 이후 토론 시간에서 강 시장은 윤 대통령에게 다양한 분야에서 중앙정부의 지원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그때마다 대안을 제시하거나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했고, 그때마다 박수가 나왔다. 광주 미래차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를 그린벨트에서 해제해야 하는 사안과 관련해 강 시장은 "그린벨트를 정부에서 해제하고 싶어도, 광주에서 대체지를 지정해야 하는데 마땅한 공간이 없다"며 "무등산 국립공원이 포함된 곳 일부를 대체지로 지정해야 하는데 여의치 않아 정부와 최종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 국토정책관은 "환경부와 협의를 하고 있고, 해결 방안을 만들겠다"고 답변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올해 안에 용수와 전력기반을 포함해 그린벨트 해제 전제 조건에 관한 협의를 꼭 마무리해서 올해 안에 완결 짓자"고 강조했고, 이 발언 직후 참석자들은 호응의 박수를 쳤다.

강 시장은 또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사업 관련 "2단계 사업은 속도의 경쟁이 필요해 곧바로 시작돼야 하는데, 예타 면제를 추진하겠다는 얘기를 대통령에게 꼭 듣고 싶다"고 요청했다. 강 시장의 요청에 윤 대통령은 곧바로 "하겠습니다"라며 "적극 검토하겠다고 오늘 말씀드리겠다"고 답하자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박수가 이어졌다. 요청을 한 강 시장도 윤 대통령의 빠른 답변에 깜짝 놀란듯 웃음을 터뜨렸다. 강 시장 옆자리에 있던 호남 출신인 이정현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은 박수를 치며 기뻐하기도 했다.

강 시장과 윤 대통령은 광주 쇼핑몰과 도심을 잇는 BRT 건설 외 지하철 노선 신설 관련 논의도 했다. 강 시장은 "중앙 정부와 광주시가 7000억원 가량 투자해 지하철을 개통하려고 한다"며 "충분히 절차 밟아서 진행할 수 있는 사업이기 때문에, 대통령께서 적극적으로 절차대로 검토하겠다는 말씀을 해주셨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BRT 얘기만 듣고 왔고, 지하철 문제는 오늘 처음 들었다"면서도 그 자리에서 적극 검토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그 곳은 고속도로에서 들어오는 길인데, 거기에 쇼핑몰과 백화점 등이 들어서면 교통 혼잡이 예상되고, 그렇다면 국토부에서 긍정적으로 검토를 해서 보고하라고 하겠다"고 답했다. 이 발언 이후에도 참석자들의 박수가 나왔다. 광주시 관계자들은 "강 시장이 윤 대통령에게 부탁한 사안 중 극소수만 검토해보겠다는 답변이 나올줄 알았는데 예상 밖으로 윤 대통령이 대부분 사안에서 흔쾌히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답변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민생토론회에서 제기된 사안들 가운데 지역주민에게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이 들면, 윤 대통령은 이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검토를 하자고 답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날 민생토론회는 어느 때보다 좋은 분위기에서 마무리됐다"고 설명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