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화물용 전기자전거, 유럽 거리 누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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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등에 5000대 수출독일의 글로벌 톱5 카고바이크(화물 전기자전거) 기업 라이틀이 한국 기업과 손잡고 신제품 개발에 나선다. 5일 경북 김천에서 HL만도, 에코브와 신제품 공동 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했다.라이틀은 한국에서 생산한 카고바이크 5000대를 유럽에 공급할 계획이다. 지난 10년간 독일 DHL에 카고바이크 6000대를 공급한 라이틀은 이번에 교체 시기가 도래한 물량을 한국의 신제품으로 대체할 예정이다.독일 기업이 김천을 찾은 이유는 HL만도와 에코브의 세계 최고 기술력 때문이다. HL만도는 세계 최초로 체인이 없는 카고바이크 구동시스템을 개발했고, 에코브는 자동차 생산 방식의 프레임을 화물 전기자전거에 적용해 양산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獨 화물 전기자전거社 '라이틀'
HL만도·에코브 등과 파트너십
주행거리 길고 탄소 배출 적어
유럽 17개국·93개 도시서 '인기'
골목마다 집앞 배송도 가능해
2021년 중소벤처기업부의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 김천은 친환경 미래산업인 카고바이크 산업의 글로벌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선진국들이 물류배송의 마지막 단계(라스트 마일)를 환경오염과 교통사고를 유발하는 트럭 대신 전기자전거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다. 유럽에서는 17개국, 93개 도시에서 자전거를 이용한 상업용 화물 물류 서비스 사업이 확대되고 있다. 박성근 경북TP스마트그린물류센터장은 “트럭은 1㎾의 전기로 9㎞를 운행하지만, 화물 전기자전거는 100㎞를 갈 수 있어 친환경적”이라며 “대인사고 위험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고바이크의 부상은 도심 물류시스템에 변화를 몰고 올 전망이다. 경상북도는 이날 김천시, 쿠팡, 피엘지와 함께 공영주차장을 활용한 생활물류플랫폼 실증 및 활성화 협약을 맺었다. 지금은 배송회사 트럭이 고객 집까지 배송을 담당하지만, 앞으로는 동네 공영주차장에 물류센터를 두고 마지막 배송은 화물 전기자전거가 담당하는 시스템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경상북도와 김천시는 5일 김천시 율곡동에 이 모델을 실험하는 생활물류복합센터를 준공했다. 김보영 경북도 디지털메타버스과장은 “트럭 대신 화물 전기자전거가 물류를 담당하면 교통사고를 줄이고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된다”며 “화물 전기자전거 수출은 물론 도심 물류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물류 혁명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1년 경북도와 김천시는 율곡동 등 73㎢를 스마트그린 물류 특구로 지정받은 이후 29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화물 전기자전거를 배송 수단으로 하는 친환경 물류배송서비스 실증사업을 벌여왔다. 에코브, HL만도, 쿠팡 등 13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아울러 2021년 국토교통부로부터 주차장법 특례를 적용받아 전국 최초로 공영주차장에 복층화를 통해 물류시설을 설치할 길을 열었다. 향후 김천 규제자유특구를 글로벌 혁신특구로 지정받아 카고바이크와 물류시스템을 수출할 계획이다.
김천=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