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망신' 튀르키예서 '2000만원' 든 가방 슬쩍한 한국인들

"얼굴까지 다 찍혀"
체포 조사한 뒤 석방
한국인 2명이 앉은 의자 옆에 알바니아인이 놓고 간 현금 가방 / 사진 = 데미뢰렌 통신 캡처
튀르키예 유명 관광지 카파도키아에서 한국인들이 거액이 든 외국인 관광객의 가방을 훔친 혐의로 붙잡혔다가 풀려났다.

5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데미뫼렌 통신 보도와 당국의 설명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지난달 30일 절도 혐의로 한국인 여성 2명을 체포해 조사한 뒤 석방했다.이들은 체포 전날 저녁 카파도키아가 있는 네브셰히르주(州) 괴레메 마을의 한 카페에서 알바니아인의 가방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한국인이 많이 찾는 카파도키아는 대형 열기구, 데린쿠유 지하도시 등으로 유명한 곳이다.

피해자는 친척들과 함께 카페에 들렀다가 의자에 가방을 걸쳐놓은 채로 자리를 떴다가 나중에 돌아와 가방이 사라진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가방에는 1500호주달러, 1만2100파운드 등 한화 약 2250만원에 달하는 현금이 있었다. 경찰은 피해자가 앉았던 자리에 한국인들이 앉았다가 잠시 후 가방을 들고 가게를 나서는 모습을 CCTV 영상으로 확인했다.경찰에 붙잡힌 한국인들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실수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이 신문한 내용을 보고받은 검찰은 가방 속의 돈이 그대로 있었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고려해 피의자들을 석방하라고 명령했다. 기소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이대로 사건이 종결될 가능성이 크다.

주튀르키예한국대사관은 "한국 공관에 도움을 요청할 뜻이 없으므로 신원 정보를 공개하지 말아 달라고 현지 경찰에 요청했다"며 "이들이 여전히 튀르키예에 체류 중인지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