低유가에 원유 ETN '미끌'…잘나가던 조선株에도 '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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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진에어 항공주는 수혜경기 침체 우려로 국제 유가가 연저점을 기록하면서 관련 주식 및 투자 상품 성적표가 엇갈리고 있다. 상장지수증권(ETN) 수익률 하위권은 원유 선물 레버리지 상품이 독차지했고 조선주도 내림세를 타고 있다. 유가 하락에 수혜를 보는 항공주엔 투자자가 몰렸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N 399개 중 이달 수익률 하위 10위권은 1개(키움 레버리지 반도체TOP10 ETN)를 제외하고 모두 레버리지형 원유 선물 상품이 차지했다. 17.34% 하락한 ‘메리츠 블룸버그 레버리지 WTI선물 ETN(H)’을 필두로 ‘KB S&P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등 9개 상품 모두 -17.3%에서 -16.98%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삼성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 등 원유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상품은 대부분 19%대 수익률을 올렸다.
이날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69.52달러에 거래됐다. WTI 선물 가격이 70달러를 밑돈 것은 지난해 12월 13일 이후 처음이다. 국제 유가는 최근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 중국 수요 악화, 원유 생산국 리비아의 분쟁 해결 조짐이란 3대 요인으로 이달 들어 5% 급락했다. 이날 석유수출국기구플러스(OPEC+)가 증산 연기를 논의 중이란 소식이 전해졌지만, 시장엔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유가에 간접 영향을 받는 기업들의 주가도 엇갈렸다. 이날 HD한국조선해양은 4.44% 급락한 16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HD현대미포(-3.79%), 한화오션(-1.98%), 삼성중공업(-1.8%) 등도 하락했다. 유가 하락은 고부가가치 선박 발주를 줄일 수 있어 조선사에 악재로 취급된다.반면 유가와 환율 하락 수혜를 동시에 보면서 대한항공(3.7%), 진에어(3.44%) 등 항공주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시은/양병훈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