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정 음악감독 "'신재능' 발견하는 뮤지컬계 콜럼버스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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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정 음악감독 라운드 인터뷰"한국 뮤지컬계의 콜럼버스가 되겠습니다.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처럼 보이지 않은 신인들을 발굴하고 싶어요."
20년간 , 에서 지휘봉 잡은
한국 뮤지컬 대표 음악감독
지난 6월 뮤지컬 교육 기관 '시즌엠 아카데미' 설립
배우·창작진 발굴, 전문성 강화 교육 과정 운영
"한국 뮤지컬 도약하는 시기,
배우 풀 넓혀야 성장 가능해"
"한국 뮤지컬 시장 성장 이끌 플랫폼될 것"
5일 서울 대학로 시즌엠 아카데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문정 음악감독이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지난 20년간 한국 뮤지컬을 이끌어온 김 음악감독이 후학 양성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자신이 설립한 뮤지컬 전문 교육기관 '시즌엠 아카데미'에서 창작진과 배우들을 양성할 예정이다.김문정은 대한민국 뮤지컬계 최정상 음악감독이다. 20년간 뮤지컬 음악 감독으로서 '레미제라블' '영웅' '레베카' '맘마미아' 등 숱한 국민 뮤지컬의 지휘봉을 잡아 왔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제12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국무총리 표창,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 등을 받기도 했다.
그가 본격적으로 후학 양성에 시동을 걸기 시작한 건 지난해 초. 김 감독은 오래전부터 오디션을 열 때마다 배우들에게 미안함과 안타까움을 느꼈다고 한다.
"한 작품을 열 때마다 지원서가 최소 1000장, 많게는 3000장 가까이 들어와요. 한명 한명 만날 수 없기 때문에 서류 단계에서 수많은 지원자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죠. 열정만 있다면 더 많은 지망생과 창작진에게 기회를 주는 게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뮤지컬 업계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도 드러냈다. 많은 작품이 소수의 주연급 배우들에게 편중된 현상을 지적한 것. 김 감독은 "실력 좋고 검증된 배우를 캐스팅하는 건 당연한 현상"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 출연 배우들의 풀을 넓히지 않으면 관객 입장에서도 식상하고, 산업 전체가 지루해질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알려지지 않은 배우들을 발굴하는 것이 김 감독의 목표다. 지난 6월 문을 연 시즌엠 아카데미는 현재 뮤지컬 배우 과정이 열리고 있다. 6개월짜리 과정으로 초급, 중급, 고급으로 나뉜다. 고급반은 현역으로 활동 중인 배우들도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과정으로 구성됐다. 뮤지컬 배우 정성화, 홍승희 연출가 현역 배우 및 창작진들의 강의를 열고, 김 감독이 직접 매달 정기 평가에 참여해 실제 오디션과 똑같은 절차를 경험하도록 하고 있다.
점차 창작진 교육 과정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뮤지컬 음악의 구성과 지휘, 편곡, 그리고 음악감독으로서 기본적으로 필요한 연기와 보컬 강의로 구성될 예정이다. 김 감독은 "연극영화과를 졸업해 배우가 되겠다는 꿈으로 시작한 지망생들이 스태프로 전향하는 경우가 많다"며 "음악, 테크니션, 조명 감독, 음악 감독 등 다양한 스태프들의 세분된 역할까지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세계 무대까지 도약하고 있는 한국 뮤지컬 시장이 다시 기반을 정비해야 할 시점이라는 게 김 감독의 생각이다. 그는 "20년 전에는 해외 창작진이 우리에게 기술을 전수해주는 구조였다면, 이제는 한국 배우와 관객 수준에 놀라고 함께 일하고 싶어 할 정도로 한국 뮤지컬이 성장했다"며 "한국 뮤지컬이 세계화하기 위해서는 우리만의 단단함을 다져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엠시즌 아카데미를 통해 한국 뮤지컬의 교두보 역할을 하는 것이 김 감독의 궁극적인 목표다. 새로운 배우를 발굴하고 창작진의 전문성을 길러 제작사와 매니지먼트사까지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플랫폼이 되겠다는 뜻이다.
"한국 뮤지컬이 세계무대에서도 상업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작품이 되도록 하는 게 현 뮤지컬 세대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이곳이 배우와 창작진이 바글바글 모여 연습하고, 서로 가르치고, 함께 상업성을 갖춘 작품이 만들어지는 살아 숨 쉬는 공장이 되길 바랍니다."
구교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