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찌워 줄게"…후임병 토할 때까지 음식 먹인 선임병의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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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피해자와 합의 등 고려, 사회봉사 조건으로 징역형 집유 선고"군 복무 시절 후임병들을 괴롭힌 20대 남성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 남성은 후임병들이 구토할 때까지 비빔면을 먹이는 등 '음식고문'을 일삼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6일 춘천지법 형사2단독은 위력행사 가혹행위, 폭행, 절도, 특수폭행, 공갈,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A(22)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사회봉사 240시간도 명령했다.A씨는 강원 고성군의 한 부대에서 복무했다. 군 복무 시절인 2023년 5월 생활관에서 후임병 B(19)씨를 종이로 만든 둔기로 폭행했다.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또 쓰레기 정리작업 중 야전삽으로 B씨의 발등을 찍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 몽둥이로 B씨를 때리기도 했다. 신었던 양말을 후임병의 얼굴에 비비거나 TV를 보던 후임병의 머리 위로 방탄 헬멧을 떨어뜨리는 등 가혹행위를 여러 차례 저질렀다.
나아가 '후임병을 살찌우겠다'며 컵라면 국물에 치즈 10장을 넣어 전자레인지에 돌린 후 밥을 말아 먹게 하고, 부대원이 삼겹살 회식 후 비빔면 20봉지를 먹다가 남게 되자 후임병에게 몰아주며 구토할 때까지 먹이는 음식 고문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후임병들을 '폐급'으로 지칭하며 욕설하고, 야간에 잠을 자지 못하게 방해했다.
재판부는 "전체 범행내용 등에 비추어 죄책이 무겁다"고 꼬집었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자백하고 반성하는 점과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 형사처벌 받은 전력이 없는 점, 가족과 지인들이 선도를 다짐하며 선처를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해 사회봉사를 조건으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